
【 청년일보 】 하나투어가 작년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하나투어의 과감한 상품 판매전략과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의 끈질긴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투어는 1993년 창립 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하나투어가 공시한 2024년 연결재무제표 영업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6천1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09억원과 999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69% 급증했다.
작년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여행업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고물가와 소비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와 같은 하나투어의 실적은 '의외'를 넘어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정통한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작년 하나투어의 실적은 그야말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박'이라고 칭할만 하다"며 "여행업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친 티메프 사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업계 1위 하나투어의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하나투어의 작년 호실적의 비결로 ▲송 대표의 '선택과 집중' 리더십 ▲MZ세대 공략 상품기획 및 판매 ▲애플리케이션(앱) 등 온라인 역량 강화 등을 거론하고 있다.
먼저 2020년부터 하나투어를 이끌어온 송미선 대표의 확실한 리더십이 주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송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암흑기'에도 하나투어를 다시 견고한 업계 1위 업체로 올려놓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송 대표는 면세 및 호텔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비용 절감을 이뤄낸 것은 물론, 하나투어의 본업인 '여행' 사업에 집중하도록 내부적 시스템을 개편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이러한 송 대표의 노력 속에서 탄생한 상품이 바로 '하나팩 2.0'이다. 하나팩 2.0은 전통적인 패키지여행에 자유여행의 특징을 접목한 초개인화 패키지 상품이다.
단체 쇼핑, 선택 관광 등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일정을 모두 배제하고, 여행의 본질에 집중했다는 게 하나팩 2.0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하나팩 2.0은 2024년 하나투어의 실적 견인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2019년 8%에 그쳤던 중고가 패키지 비중은 2024년 4분기 31%로 증가한 것이다. 소비 침체로 인해 여행업계에도 '프리미엄 상품' 판매가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는 시점에서 하나팩 2.0이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것이다.
하나팩 2.0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역시 높다.
하나투어 자체 고객만족도 조사(HCSI)에 따르면, 고객만족도 점수는 2019년 77점에서 지난해 84점으로 급증했다.
하나투어가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패키지여행 상품의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 MZ(밀레니얼 및 Z세대)세대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상품을 내놨다는 점도 호실적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하나투어는 작년 하나팩 2.0에서 상품 스펙트럼을 더욱 넓혀 MZ세대를 겨냥하는 이색 패키지를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특별한 취향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호스트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밍글링 투어'는 매 회차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고, 최근에는 테마에 부담 없이 '밍글링'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밍글링 투어 Light'까지 상품군을 확대했다.
여기에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내맘대로', '현지투어플러스', '에어텔'을 통칭하는 하나키트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하나투어의 지속적인 온라인 판매 역량 고도화도 역대 최대 실적 기록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투어는 온라인 판매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자사 앱 서비스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송 대표는 2023년 10월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부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00만명을 목표로 자사의 앱을 고도화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하나투어는 론칭 3년을 넘은 '하나LIVE'를 하나투어의 대표 온라인 커머스로 키웠으며, 최신 디지털 기술을 여행 서비스에 접목한 '숏플', '여행만렙', '하나ON', '여행정보AI', 'AI 채팅상담' 등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에이전틱 AI 기술을 적용해 기존 여행정보 AI, AI 채팅 상담을 통합한 여행 특화 멀티 AI 에이전트 서비스 '하이(H-AI)'를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하나투어가 올해에도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행업계에 능통한 한 학계 인사는 "소비 침체와 12월 비상계엄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하나투어에게 이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보다 작년에 여행업계에 닥친 위기 요인이 더욱 많았고, 심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투어는 일찍이 송 대표의 리더십 하에 기존 패키지여행 상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며 "올해는 이러한 노력 하에 개발된 상품을 기반으로 상품군 다변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행업계에서 오랜 시간 '업계 스탠다드'를 제시했던 하나투어는 앞으로도 여행업계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주요 경제단체의 한 전문가는 "이처럼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한다면 하나투어의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투자업계에서는 하나투어의 몸값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정적인 요인도 있지만, 올해는 중국 무비자 정책 등 여행업계 전반에 호재로 작용하는 요인도 상당하다"며 "하나투어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하나투어는 올해 하나팩 2.0을 한층 강화한 '하나팩 3.0'을 선보이는 한편, 앱 내 AI 역량 강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기존 하나팩 2.0에 고객들의 다양한 취미, 테마를 좀 더 가미한 형태의 한 단계 진화된 '하나팩 3.0'을 선보일 계획이며, 하나키트를 통해 자유여행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고, 동남아시아 중심의 글로벌 아웃바운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싱가포르에 신규 투자법인을 설립해 로컬 여행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뿐만 아니라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글로벌 아웃바운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AI, 빅데이터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여행 서비스와 접목해 고객 편의와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며, 이를 위해 기술 및 서비스 고도화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