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서 2100명 목숨 잃은 ‘죽음의 배급소’…문 닫으며 “성공적 임무 완수” 자화자찬

2025-11-25

미·이스라엘 ‘가자인도주의재단’

식량 구하려는 주민에 군 ‘총격’

하마스 “점령군의 안보기구 일부”

가자지구 피란민들에게 구호품을 배급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내 논란이 된 미국·이스라엘 주도의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출범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유엔은 GHF가 인도주의 원칙을 지키지 않아 식량을 구하려던 주민 2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며 ‘죽음의 함정’이라고 비판해왔다.

GHF는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늘 가자지구의 긴급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며 활동을 공식 종료한다고 밝혔다. GHF는 “식량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등 다른 조직으로 전용되지 않고 온전히 팔레스타인 가족들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기록적인 인도주의적 작전이었다”며 “지난 5월 배급소가 문을 연 뒤 1억8700만끼에 해당하는 300만개 이상의 식품 상자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자화자찬과는 달리 GHF는 출범부터 논란이 많았으며 운영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내 유엔 및 인도주의 단체로부터 ‘원조의 무기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GHF는 지난 5월 가자지구에 문을 열고 기존에 유엔이 운영하던 구호물자 시스템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식량·의약품 등의 반입을 막아 기근이 심각해진 이후였다.

유엔이 운영하던 400여개의 배급소가 단 4곳으로 줄어들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사망한 이들이 급증했다. 식량을 구하려다 숨진 2100여명 중 1100명이 GHF 배급소 근처에서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GHF 배급소로 가는 길에 있던 사람들에게 발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이들이 “위협적”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필립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대표는 GHF 시스템을 두고 “죽음의 함정” “헝거 게임”이라고 비판했다.

가자지구 전쟁 휴전이 지난달 10일 발효되면서 GHF는 사실상 운영을 중단한 상태였다. 뉴욕타임스는 4곳의 배급소 중 3곳이 이스라엘군 점령지역에 있어 팔레스타인인들이 접근할 수 없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GHF가 인도주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벌이고 휴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토미 피곳 국무부 부대변인은 엑스에서 “GHF는 하마스가 구호품을 약탈하고 훔쳐 이익을 얻을 수 없게 만들었다”며 “하마스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고 휴전을 성사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GHF 폐쇄를 환영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빵 한 조각을 얻으려 애쓰는 동안 굶주린 이들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위험한 환경을 조성해 점령군의 안보기구 일부가 됐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의 내부 검토 결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구호물품을 광범위하게 약탈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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