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오너일가 숙원사업인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지정이 금융위원회 최종 의결로 연내 마무리됐다. 종투사 진입 성공으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과거 대신증권 명가 재건과 함께 경영 능력을 입증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내년 양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24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정례회의를 열고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지난 18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제22차 회의에서 대신증권 종투사 지정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로써 대신증권은 업계 10호 종투사로 지정됐다. 업계에서 종투사가 탄생한 건 지난 2022년 5월 키움증권 이후 2년 만이다. 종투사는 대형 증권사를 투자은행(IB)으로 육성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제도다. 혁신 중소기업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고 기업 해외 프로젝트 수행 시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간 종투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아홉 곳이었다.
대신증권 오너일가는 지난해부터 종투사 지정에 사활을 걸어왔다. 당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2024년 상반기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신청한다는 경영목표를 설정한 뒤 실행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이를 적극 추진한 것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이자 의장이다. 창업주 3세인 양 부회장은 2023년 3월 20년 가까이 의사회 의장을 맡았던 이어룡 대신파이낸셜 회장으로부터 의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종투사 지정은 그가 이사회 의장에 임명된 직후 첫 번째 공식 목표로, 이를 통해 3세 경영 체제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분석이다.
그는 종투사 자격 요건을 갖추고자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하며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그러나 대신343 매각 작업이 지연되며 자기 자본 확대에 부침을 겪어 물러서게 됐다. 이후 플랜B를 가동, 지난해 10월 계열사 중간 배당에 나서면서 대신에프앤아이·대신저축은행·대신자산운용·대신자산신탁·대신프라이빗에쿼티 등 5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총 4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다.
이 같은 자본 확충은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종투사 지정을 위한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다. 지난 3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437만2618주를 발행해 자기자본을 3조원으로 확대한 이후 줄곧 자기자본 요건을 유지했다. 이어룡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4조 달성과 초대형 증권사로의 진출을 연내 목표로 선언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1039억원으로 기준을 충족한 후 2분기와 3분기에도 연속으로 3조원 이상을 달성했다.
대신증권이 1년 만에 종투사 지위를 확보하면서 양홍석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부회장은 이를 통해 경영 성과를 인정받음과 동시에 종투사 지정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말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금융 당국의 징계 수위가 최종 결정돼 징계 리스크도 털어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까지 확대되고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투사에게는 발행어음 업무도 허용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확대된 자본으로 투자은행(IB)영업, 그중에서도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업무를 먼저 시작할 것이라 추측했다. 윤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초대형 IB(자기자본 4조원 이상) 인가를 통해 발행어음 등의 신사업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대신증권은 수익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리테일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별도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1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6% 급감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