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친이란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휴전안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24일(현지시간) “양측이 60일간 과도기를 갖고 병력과 장비를 철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휴전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도 이날 현지 매체 알자디드방송에 “오늘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미 중동특사와 전화 통화를 한 이후 다음 달 5일 이전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휴전안에는 60일 과도 기간 중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레바논 정부군은 국경 근처로 배치되는 동시에 헤즈볼라 무장세력이 레바논 남부 지역에 위치한 리타니강의 북쪽으로 중화기를 옮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서 대치 중인 두 세력이 각각 남북으로 이동해 대치 국면을 완화하자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관리위원회는 이번 휴전안 합의 이행과 위반 행위 등을 감시하도록 위임 받을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다만 휴전안에서 ‘헤즈볼라가 휴전 조건을 위반할 시 군사적으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을 보장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양측이 휴전안에 합의하려는 것은 전쟁으로 인한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 사상자는 주로 레바논 쪽에서 나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하루에만 84명이 숨지는 등 지난해 10월 이후 레바논 내 사망자가 3754명에 이르며 부상자는 1만 5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전쟁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사망자는 군인과 민간인 140명 정도다. 이스라엘은 이날 최대 32만 명의 예비군 동원령을 내년 3월까지 연장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이뤄지면 지난 10월 초 이스라엘이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전에 돌입한 지 두 달 만에,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시작된 가자전쟁 이후 산발적 공방을 포함하면 1년여 만에 포화가 멈추는 것이다. 헤즈볼라의 위협으로 거주지를 떠나 대피한 8만 여명의 이스라엘 북부 주민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은 미 CNN 방송에 “그런 방향(휴전 합의)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해결해야 할 이슈가 아직 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에도 협상이 거의 성사 단계였으나 협상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자신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격분해 협상이 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