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철희 지음
한겨레출판사
때로 정확한 진단은 그 자체로 해법이 된다. 『좋은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좋은 정치를 만드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기보단 ‘나쁜 정치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뜯어본다. 지은이는 12ㆍ3 비상계엄부터 이재명 정부 탄생에 이르기까지, 결정적 장면들을 살피며 ‘나쁜 정치’의 원인으로 정치적 양극화와 팬덤정치를 지목한다.
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혐오다. 거대 양당은 우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상대가 못 견딜 정도로 싫어서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 늘기를 바라고 행동한다. 정치적 양극화는 그 필연적 결과다. 팬덤정치는 좋아하는 정치인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적대시하고 처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결국 “좋아함에서 시작됐지만 사랑은 말(末)이 되고 혐오는 본(本)이 된다.”
“나는 가끔 우리 지지자들이 얼마나 불행할까 생각해요.” 언젠가 국회에서 만난 한 정치인이 한 말이다. ‘정치 무관심’도 문제라지만, 갈등과 정쟁에 매몰된 정치는 몰입하는 시민을 더욱 불행하게 만든다.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제20대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거치며 20여년간 정계에 머무른 지은이가 말하는 방향성은 어렵지만 명쾌하다.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게 좋은 정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