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의원 "평가 준비서 내용 통째로 교체"…국토부 내부 감사 촉구
천준호 의원, 국토부 인사 비공식 개입 정황 포착 주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내용이 중간에 뒤바뀌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한편, 국토부 내부 인사의 노선 변경 개입 정황도 고개를 들었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해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중간에 뒤바뀐 정황이 있다"며 국토부의 내부 감사를 촉구했다.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당초 종점인 경기 양평군 양서면을 강상면으로 변경하면서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토지 인근을 지나게 되며 발생했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논란이 불거진 직후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으나 종점 노선 변경과 이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둘러싼 조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 3~4년간 종점 변경 의혹을 추적해온 결과, 핵심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 있다"며 "2022년 11월 용역사가 제출한 1차년도 평가 준비서에는 종점이 양평군 양서면으로 명시돼 있었지만 이후 강상면으로 변경된 자료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타당성 조사를 거쳐 대안 노선을 확정한 뒤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발주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국토부는 대안 노선 결정 전인 2022년 5월 평가 용역을 발주했다"며 "이는 명백한 행정 절차상 오류"라고 지적했다. 또 "2023년 1월 구성된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심의 요청 자료에서는 종점이 강상면으로 바뀌고, 양서면은 대안 노선으로 밀려났다"며 "이 과정에서 최초 평가 준비서 내용이 통째로 교체됐다. 누가, 왜 이렇게 바꿨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당시 실무 담당자에 대한 내부 감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과거 타당성 용역조사 감독 부실로 공무원 네 명이 징계받은 전례가 있다"며 "이번 사안도 동일한 유형으로, 반드시 감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국토부 내부 인사가 비공식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토부 미래전략담당관이 본인 업무와 무관한 노선 변경 문제에 개입해 비공식 용역 제공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예산을 필요로 하는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조직적으로 은폐·회유가 있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인수위 국토분과 파견자가 서기관에게 대안 노선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는데, 이 과정의 윗선에 대해 국토부 자체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해당 사안은 특검이 수사 중이라 결과를 지켜본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동요를 최소화하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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