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승 기간 낙승은 드물었다. 1~2점 차이의 아슬아슬한 승부 끝에 이기곤 했다. 그러나 한화는 지고 있는 경기에서도, 지기 쉬운 경기에서도 지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과 주장 채은성이 입 모아 말한 한화의 ‘연승 동력’이다.
한화는 지난달 26일 KT전부터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세이브가 8개다. 그만큼 아슬아슬한 점수 차이로 이긴 경기가 많다. 1점 차이 승리가 4번, 2점 차이 승리가 4번, 3점 차이 승리가 1번이다. 4점 이상의 큰 점수 차로 이긴 경기는 2번뿐이다.
연승의 중요한 요인은 무너지지 않는 뒷심이었다. 먼저 점수를 내어주고도 차근차근 따라잡아 승리를 되찾았다. 지난 9일 키움과의 경기에서는 선발 투수 엄상백이 3.2이닝 동안 홈런 4개를 허용하며 1-4까지 뒤처졌다. 그러나 뒤이어 등판한 필승계투조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차근차근 추격한 한화는 9회 문현빈의 통쾌한 역전 홈런에 힘입어 10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보통 1점 차이에 실수가 나오면 상대에게 (분위기가) 넘어가서 지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몇 경기에서는 실수가 있어도 그걸 뒤집고 이긴 경우가 많았다”라며 “투수 쪽도 좋아졌지만 수비도 뒷받침을 잘하고 있어서 점수 차이가 적을 때에도 이기는 계기를 만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주장 채은성도 “질 것 같지 않다는 느낌보다는 ‘지고 있어도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 더 든다”라고 말했다. 채은성은 10일 키움전 승리로 11연승을 달성한 뒤 “투수진이 너무 좋기 때문에 점수가 너무 벌어지지만 않으면 따라잡을 수 있다”라며 “어제(9일 키움전) 경기도 홈런을 4방 맞으면 보통 분위기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투수들이 잘 막아주니까 한 점씩 더 따라갈 힘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채은성은 “우리의 목표는 한결같이 4강 진입이다”라며 “아직 시즌 초반이라 팀 분위기가 좋은 것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때가 아니다. 하루하루가 결승전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승수를 계산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들에게도 ‘하루하루 이기려고 하다 보면 그게 쌓여서 나중에 기록이 나오는 거니까 승수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접전 승리를 지켜내고 지던 경기를 뒤집으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 채은성은 “그런 (어려운) 경기를 많이 하면서 이기는 힘이 더 생기고 있다”라며 “한화가 강팀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