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기업들, 부과된 관세 일부만 소비자 전가"
관세 수입·국내 제조업 부흥 등 효과도 불명확해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시행한 대규모 관세 부과에도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관세 수입 역시 예상치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우려했던 만큼 미국 경제를 뒤흔들지는 않았으나, 약속된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관세와 인플레이션의 종말론적 예측을 피한 비결' 제목의 기사에서 올 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덜 흔들렸다며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급등과 경기침체, 소비 위축 등을 예견했지만 실제로는 인플레이션도, 성장도 예상과 달랐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기준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3%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목표로 한 2%를 웃돌긴 했지만, 관세가 전체 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실제 가구와 의류를 중심으로 상품 가격이 일부 오르긴 했지만 상승 폭은 미미하다는 평가로 미국계 보험사 매스뮤츄얼의 켈리 코왈스키 투자전략 책임자는 "관세가 사람들이 생각했던 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문은 많은 기업이 관세 부과 전 재고 비축과 생산거점 이전 등으로 관세 부담을 피했다며 실제 기업이 부담한 실질 관세율은 약 12.5%로, 당초 예상치인 17%를 밑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들이 부과된 관세의 일부만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점도 제한적인 물가 상승의 한 원인으로 평가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소비자들이 관세 비용의 50~70%만 지불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나머지를 부담하고 있다고 추정하는 데 기업들의 이윤(마진)이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아져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 관세를 부담하기가 더 쉬워졌기 때문이다. JPMorgan에 따르면, 자동차의 경우 15% 이상의 관세가 부과됐지만, 지난 9월 평균 자동차 가격은 계절 요인 조정 후 3월보다 약 1.1%만 상승했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관세의 80%를 부담하고 소비자에게는 20%만 전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차량 소비자 가격은 팬데믹 이후 크게 올라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높은 가격을 감당하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외에도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실업률이 낮아 올해에도 소비가 계속되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WSJ은 다만 미국 재무부의 기대와 달리 관세 수입 역시 예상보다 크게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미국이 걷은 관세는 340억 달러(48조 6000억 원), 연말까지 4000억 달러(572조 8000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재무부가 올 해 관세 수입을 5000억~1조 달러(716조~1432조 원)까지 점쳤던 전망과는 큰 차이가 나는 수치다.
WSJ은 이처럼 미국 경제가 거의 1세기 만에 가장 가파른 관세에도 불구하고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제조업 부흥이나 관세 수입 확대 등 기대했던 효과도 명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해외 생산을 피하는 게 아니라, 다양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관세에 따른 비용과 불확실성 탓에 일부 기업이 고용에 소극적이며, 앞으로 기업들이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려 내년까지 인플레이션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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