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2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유서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MBC가 진상을 조사한다.
MBC는 31일 밤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는 법률가 등 복수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며, 회사 내 인사 고충 관련 조직의 부서장들도 실무위원으로 참여해 정확한 조사를 뒷받침하기로 했다"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주말 사이 사전 준비를 거쳐 다음 주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MBC는 "고인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직후 내부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지금까지 확보된 사전조사 자료 일체를 위원회에 제공해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MBC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96년생으로, 2017년 JYP엔터테인먼트 13기 공채 오디션에 합격했다.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에 당선된 바 있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발탁됐고 평일, 주말 날씨를 맡아 보도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7일 매일신문은 고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 원고지 17매 분량의 유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오요안나의 선배인 A씨는 자신이 낸 오보를 고인에게 뒤집어 씌웠다. 또다른 선배는 고인이 틀린 기상 정보에 대한 정정 요청을 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은 '가르쳐야 한다'는 명목으로 고인을 퇴근 시간 이후 회사로 불러내거나, 퇴근 시간 후에도 1시간 이상 가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