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1시간 더 볼수록 근시 위험 21% 증가”
디지털기기 이용 1∼4시간 사이에 위험도 확 올라
현실적으로 디지털 사용시간 줄이기 어렵다면
화면 밝기 줄이거나 ‘안티 글래어 스크린’ 사용
점안액 자주 넣기·‘20-20-20 규칙’ 등이라도 지켜야
“스마트폰을 많이 보면 시력이 나빠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나요? 문제는 알지만 실천이 어렵다는 거죠.”
온라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스마트폰과 노트북, PC, 태블릿 PC 등 영상 기기는 생활 필수품이다. 많은 이들이 이런 기기를 이용해 하루 종일 업무를 처리할 뿐 아니라, 관계 맺기와 일상 정보를 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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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기기를 많이 보면 시력이 나빠지니 줄이는 게 좋다’는 조언은 이미 식욕이 왕성한 사람에게 ‘많이 먹으면 살이 찌니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하는 것만큼이나 싱거운 충고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엄마의 잔소리’처럼 자꾸 들으며 개선할 필요가 있고, 또 한번에 무 자르듯이 끊어내는 ‘금단법’이 아닌 보다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의 팁’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기기 이용 늘면 근시 위험 증가
22일 미국 의학협회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따르면 서울대의대 안과학교실 김영국 교수팀은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TV 등 디지털 화면 기기 사용 시간이 하루 1시간 늘어날 때마다 근시 발병 위험이 21%씩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33만5524명이 참여한 45개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선별하고 메타분석을 진행해 디지털 스크린 사용 시간과 근시 발병률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메타분석이란 특정 주제에 대한 기존의 여러 연구 결과를 재분석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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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근시 위험은 영상 기기 이용시간이 하루 1시간 이상에서 4시간 사이에서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크린 타임’(영상 기기 이용시간)이 1시간 미만일 때 근시 위험은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1시간이 지나면 급격히 높아졌다. 이어 4시간까지 위험도가 확 늘다가 4시간 이상이 되면 증가율이 다시 낮아지는 S자 형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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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부터 4시간 사이에선 디지털 기기 이용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근시 발병률이 21%씩 높아졌다.
연구팀은 “근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스크린 타임의 잠재적인 안전 임곗값이 하루 1시간 미만임을 시사한다”며 “이번 결과는 근시 대유행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 전략과 공중 보건 정책에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눈 보호 위해 20-20-20 규칙 지키자”
이번 연구 결과는 스마트폰과 TV를 포함한 영상 기기 이용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사무직 근로자 대부분이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는 데다,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세상에 접속해 정보를 습득하고 사회적 관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기 이용 시간을 줄이는 건 말처럼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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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다면 실천하되,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눈을 보호하기 위한 다른 생활 습관을 병행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미국검안학회(AOA, American Optometric Association)가 권고하는 생활 수칙 중 하나는 ‘20-20-20 규칙’이다. 20분마다 20초간 20피트(약 6미터) 떨어진 물체를 바라봄으로써 눈의 조절 기능을 이완시키면, 눈의 피로가 줄어들어 시력 보호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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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컴퓨터 화면을 눈 수평선보다 약간 아래에 놓고 눈과 화면 사이의 거리를 50∼70cm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 이는 각막이 건조해지는 걸 방지하고 눈의 깜빡임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컴퓨터 화면 밝기를 조절하고 반사를 줄이기 위해 ‘안티 글래어 스크린’이나 필름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다만 화면이 너무 밝을 때뿐만 아니라 반대로 너무 어두워도 눈에 부담이 된다는 걸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컴퓨터 사용 중에 눈을 자주 깜빡이고, 인공 눈물이나 점안액을 사용해 눈을 촉촉하게 하면 피로도가 줄어든다.
식품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비타민 A∙C∙E와 오메가-3 지방산, 루테인, 제아잔틴이 풍부한 식품은 시력 보호에 도움을 준다. 눈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는 당근, 고구마, 달걀, 살구, 시금치, 옥수수, 결명자차 등이 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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