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팬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영국방송 ‘BBC’는 10일 수천명의 맨유 팬들이 아스널과 EPL 28라운드를 앞두고 짐 래트클리프 맨유 공동 구단주에게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맨유 팬들이 구단을 비판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선 것은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팬들은 “우리는 클럽을 돌려받고 싶다”는 문구의 걸개와 함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까지 행진하면서 래트클리프 구단주를 조롱하는 노래를 불렀다.
래트클리프 구단주가 팬심을 잃은 것은 냉혹한 손익 계산이 영향을 미쳤다. 래트클리프 구단주는 지난해 글레이저 가문에서 맨유 지분 28.94%를 인수한 뒤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늘리는 조치에 나서고 있다. 맨유가 지난해 구단 직원 250명을 감원한 것에 이어 200명의 추가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맨유는 시즌 중에 홈경 남은 입장권 가격을 연령에 상관없이 66파운드(약 12만원)로 인상시켰다. 맨유가 원래 제공했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할인 혜택이 사라졌다.
맨유가 성적 부진으로 우승이 인연을 맷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 것과 맞물려 불만이 커졌다. 맨유의 마지막 EPL 우승은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2012~2013시즌이었다.
래트클리프 구단주는 팬들의 불만을 이해하지만 10억 파운드(약 1조 8777억원)를 넘는 맨유의 부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맨유는 지난해 적자가 1억 1300만 파운드(약 2122억원)에 달했고, 부채에 따른 이자는 3700만 파운드(약 695억원)였다.
그러나 팬들은 래트클리프 구단주가 맨유를 인수하면서 부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믿었기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주도했던 맨유의 한 팬은 “래트클리프 구단주는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는) 글레이저 가문의 방패막이 노릇을 하고 있다. 래트클리프 구단주는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