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티켓 판매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024-25 시즌 개막을 앞두고 리그 내 20개 클럽 중 19개 팀이 티켓 가격을 인상하면서, 영국 축구 서포터즈 협회(FSA)는 ‘충성심을 착취하지 말라(Stop Exploiting Loyalty)’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후 일부 구단이 청소년 및 노약자 할인 정책을 폐지하고, 아스널과 같은 클럽이 2025-26 시즌 추가 인상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FSA 회장 톰 그레이트렉스는 BBC를 통해 “최근 몇 년간 티켓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며 “이 같은 상황이 팬들의 불만과 항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 클럽 재정 및 투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홈경기 티켓 판매로 총 10억 유로를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도 대비 10% 증가한 수치며, 스페인 라리가(4억 8100만 파운드)와 독일 분데스리가(4억 3000만 파운드)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2024년 티켓 판매 수익 기준 상위 10개 클럽 중 6개가 잉글랜드 팀이었다. 또한, 한 팬당 평균 티켓 수익에서도 상위 12개 클럽 중 6개가 프리미어리그 소속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는 2023년 총 62억 파운드 수익을 올려 유럽 5대 리그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해 잉글랜드 클럽들은 세전 기준 7억 2800만 파운드 손실을 입었다. 보고서는 “티켓 가격 인상이 리그 전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팬들의 반발을 초래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직원 450명 이상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단 운영비와 인건비 증가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프리미어리그 클럽들 운영비는 총 15억 파운드로, 독일(10억 파운드)보다 5억 파운드 더 많았다. 유럽 내 상위 20개 클럽 평균 직원 수는 970명이지만,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라이튼,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등 4개 팀은 1000명이 넘는 정규직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구단들이 상업적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셰필드 할람 대학 스포츠 금융 전문가 댄 플럼리는 “상업적 수익은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지닌 영역이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구단들은 점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켓 가격 인상과 운영 비용 증가 사이에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균형을 맞춰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편, 일부 구단의 프리미엄 좌석 확대 정책은 일반 팬들의 경기장 접근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보고서는 “구단들이 상업적 수익 확대를 위해 스태프를 확충하고 시설을 개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티켓 가격 인상이 지속될 경우 팬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FSA는 “축구는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팬들의 열정과 애정이 만들어가는 문화”라며 “클럽들이 팬들과 신뢰를 유지하면서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