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성장률 전망 1.8%→1% 내외로 대폭 낮춘다

2025-07-06

당초 경제성장률 0%대로 전망했던 정부

2차 추경 등 고려해 1% 내외로 제시할 듯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 수준으로 대폭 낮출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 등 어려워진 대내외 여건을 반영해 정부는 당초 0%대로 낮출 예정이었으나 31조원가량의 추가경정예산안 효과 등을 반영해 1% 내외로 올라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7∼8월 중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보여주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 내외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당초 내부적으로 올해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선 직후인 지난달 5일 열렸던 국무회의 회의록을 보면 당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작년 말에 제시한 정부의 경제 전망은 국내총생산(GDP) 1.8% 성장 수준인데 현재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했을 때 1% 미만으로 재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전 차관은 “이에 따른 대책을 반영하고, 성장시대 구현을 위한 정책 방향과 실행계획을 제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1월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1.8%를 전망한 이후 이보다 하향한 수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추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건설 경기 침체에 미국 관세 여파로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낮췄다. 주요 경제전망 기관 중 가장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기재부는 그러나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2차 추경 효과가 반영되면 성장률은 소폭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2차 추경 발표 당시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추경에 따른 직접 효과 이외에도 새 정부 정책 의지나 소비자, 기업, 국민 등의 경제 심리에 미치는 간접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차 추경으로 최대 0.32%포인트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성장률 전망치는 추계 전”이라며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모처럼 상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월 말 평균 0.8%에서 6월 말 0.9%로 0.1%포인트 높아졌다. IB들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안정성과 적극적인 확장 재정 기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완화에 따른 수출 개선 기대 등을 반영해 경제 전망을 다소 긍정적으로 바꿨다.

올해 성장률 1% 달성에는 대외 요인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성장률이 큰 폭으로 오르거나 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책정된 상호관세율이 10∼20% 수준에서 60∼70%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기재부는 이번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인공지능(AI) 사업 등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위한 대책을 담을 예정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3%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판단, 이를 위해 전 부처 차원의 총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는 로봇·자율주행차처럼 물리적 형태가 있는 곳에 AI 시스템을 적용하는 ‘피지컬 AI’ 등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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