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끊기고 실적 부진···한샘, 길어지는 주가부진 터널

2025-08-21

한샘 주가가 실적 부진과 배당 중단 여파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확대해오던 배당이 올해 중단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한샘의 주가가 4만원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주가 반등 모멘텀이 소멸됐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샘 주가는 이날 오후 12시 0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00원(0.45%) 하락한 4만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0% 하락한 수준이다. IMM PE가 경영권을 인수한 2021년 당시 10만원을 웃돌던 주가와 비교하면 60% 이상 급락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같은 기간 2조원 규모였던 시가총액은 현재 1조원 초반까지 쪼그라 들었다.

실적 부진이 한샘 주가 약세를 이끄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샘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2% 급감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83억원을 크게 밑돈 수치다. 홈퍼니싱(가구)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부문과 B2B(기업 간 거래) 부문의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 7% 감소했다. 인테리어 수요 회복 역시 지연돼 매출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리하우스(인테리어) 부문은 6% 증가했지만 주택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성장세는 제한적이다. 여기에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고, 고가 라인업 광고비 지출까지 증가해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배당 공백은 주주들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샘은 IMM PE 인수 이후 주당 배당금을 2022년 800원에서 2023년 4500원, 지난해 8530원까지 늘려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단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상암 사옥 매각으로 이익잉여금이 5952억원까지 늘었음에도 자사주 소각이나 특별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주주가치 제고 의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29.45%에 달하는 자사주 소각 활용 여부가 향후 주가 반등에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자사주 처분 계획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자산 유동화가 성장을 위한 재투자보다는 배당 재원으로 대부분 활용된 상황은 주주 입장에서 무조건적으로 좋은 일인지는 고민스럽다"며 "인테리어 시장점유율 1위 같은 프리미엄에 따라 여타 제조업 대비 절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실적을 29.5%에 달하는 잠자는 자사주만 바라보며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한샘의 주가 반등 가능성이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한샘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2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시장 수익률(Market Perform)'로 낮췄다. 시장 수익률은 향후 수익률이 시장 평균 수익률을 기준으로 ±10%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될 때 제시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증가했지만, 가구·인테리어 수요 전환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홈퍼니싱 부문 부진과 원가율 상승 등을 고려하면 단기 실적 개선 가능성은 낮은 상황으로 실적과 주가의 상관 관계가 높은 한샘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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