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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미래
서용석 지음
와이즈맵
인공지능(AI)의 진화 속도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다. 속도만이 아니다. 그 영향력이 세상의 기존 질서와 헤게모니를 다 삼켜버릴 태세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명작 『미래의 충격』(Future Shockㆍ1970)이 나오던 시대도 그랬다. 인류를 태운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면서(1969), 미ㆍ소간 우주 경쟁이 정점에 치솟고, 인공위성 기술이 발전하면서 글로벌 통신과 정보전달의 패러다임이 변하던 시절이었다. 지구 표면에 붙어살던 인류가 검은 우주로 뻗기 시작한 시대였다.
변화의 시대에 내던져진 인류는 고민스럽다. 학생은 무엇을 배워야 하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사람들은 살아남고, 또 올라서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그렇게 직업의 미래는 모든 현대인들의 최대 관심사다. 그래서일까. 서점과 도서관엔 ‘직업의 미래’ 같은 제목을 포함한 미래예측서가 넘쳐난다. 어떤 직업은 사라지고, 어떤 직업은 살아남는다는 식의 싸구려 점쟁이식 예측도 넘쳐난다. 그래서 직업의 미래는 더 전망하기 어렵다.
『직업의 미래』는 KAIST 미래전략대학원 교수인 저자의 연구와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미래 유망직업을 콕 집어 말하지 않는다. 동서양의 노동관에 대한 고찰로 시작해서 고령화시대, 기후위기, 기술패권이라는 현시대 큰 변화의 틀을 먼저 이해시키려 한다. 직업의 미래가 변하는 이유가 곧 세상이 변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런 큰 변화가 요구하는 직업의 역량을 얘기하면서 생애주기별, 세대별로 필요한 직업 변화에 대해 얘기한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고 교류하고, 질문하고, 상상하며, 창조하는 것이다. 미래의 일과 직접이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지만, 우리는 이를 주도하는 힘과 예상되는 변화를 이해함으로써 내일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 적은 문장이 이 책의 고갱이다. 이광형 KAIST 총장, 미국의 미래학자 짐 데이터가 직접 추천의 글을 쓴 점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