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에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이자 아마존의 자회사 AWS(아마존웹서비스)가 합류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새로운 AI 반도체를 선보이면서다.

무슨 일이야
2일(현지시간) AWS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연례 컨퍼런스 ‘AWS 리인벤트 2025’에서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트레이니움3’(Trainium3)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트레이니움은 AI 모델 훈련에 쓰이는 칩이다. 맷 가먼 AWS CEO(최고경영자)는 기조연설에서 “트레이니움3는 대규모 AI 훈련과 추론 분야에서 업계 최고의 가격 대비 성능을 보인다”고 밝혔다.
트레이니움3은 전작에 비해 컴퓨팅 성능은 4배 이상 개선됐고, 동일 전력 대비 처리 가능한 AI 토큰(데이터 단위) 수는 5배가 증가했다. 똑같은 전기를 쓰고도, 일은 5배 더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먼 CEO는 “트레이니움3는 대규모 AI 훈련과 추론 분야에서 업계 최고의 가격 대비 성능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트레이니움3을 연결한 ‘트레이니움3 울트라서버’도 정식 출시했다. 최대 144개의 트레이니움3 칩을 한 번에 연결할 수 있다. 무대에 트레이니움 울트라서버 랙이 등장하자 관객석에선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약 6만명이 모였다.

이게 왜 중요해
업계에선 경쟁 빅테크 대비 AI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아마존이 자체 개발 AI 반도체를 내세워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 1강 체제였던 AI 반도체 시장은 최근 구글이 제미나이3를 자체 제작 반도체인 TPU(텐서처리장치)만으로 개발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구도가 흔들리는 중이다. 이 경쟁에 AWS까지 가세한 것이다.
가먼 CEO는 이날 트레이니움3 출시 소식에 이어 차기작인 트레이니움4 개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트레이니움4는) 기존 대비 AI 연산 성능이 6배 향상되고, 메모리 대역폭이 4배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AI가 정답을 찾기 위해 계산하는 속도가 6배 빨라지고, 데이터의 이동도 4배 증가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트레이니움4가 ‘엔비디아 NV링크 퓨전’(수천개의 칩을 연결해 하나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엔비디아의 기술)을 지원하도록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도 공개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 기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트레이니움으로 옮겨올 수 있게 하는 설계라는 해석이 나온다.
AWS의 빅픽처는
AWS는 AI 반도체 기반으로 AI 모델·AI 에이전트까지 AI 생태계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 이날 가먼 CEO는 자체 AI 모델 ‘노바2’(Nova 2)와 기업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데이터로 맞춤형 AI 모델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하는 ‘노바포지’(Nova Forge)를 내놓았다. 자율형 AI 에이전트인 ‘프론티어 에이전트’도 소개했다. 프론티어 에이전트는 중간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기존 AI 에이전트와 달리 목표까지 알아서 혼자 다 하는 에이전트다. 총 3종으로, 개발을 담당하는 ‘키로 오토노머스 에이전트’, 운영을 맡는 ‘데브옵스 에이전트’, 보안을 책임지는 ‘시큐리티 에이전트’가 나왔다.

가먼 CEO는 “제조, 헬스케어, 금융, 리테일, 엔터테인먼트, 교육, 물류, 에너지, 정부까지 모든 산업이 AI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며 “AWS는 모든 조직이 AI를 더 빠르고, 더 안전하게, 더 확실한 성과를 내며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