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HD현대, HD현대케미칼 계열사 제외 검토…지분율 인하 논의 [시그널]

2025-10-20

롯데케미칼(011170)과 HD현대(267250)오일뱅크가 나프타분해설비(NCC) 합작사인 HD현대케미칼을 계열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케미칼의 실적 악화가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케미칼 구조조정을 위해 계열사에서 제외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HD현대케미칼의 부채 증가와 실적 악화 부담이 커지자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지분을 줄여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따라 잡히는 재무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케미칼은 2014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JV)이다. 대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가 지분 60%, 롯데케미칼이 40%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에 따라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의 연결 기업으로 분류돼 자산·부채·매출·비용 등이 재무제표에 연동되며, 롯데케미칼은 지분법 회계처리를 통해 순이익(손실)과 순자산 변동을 반영하고 있다.

관건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HD현대케미칼에 대한 연결 회계와 지분법 회계 적용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지분율을 20%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지분이 50%를 초과하면 연결 회계, 20%~50% 사이면 지분법 회계가 적용되는데 재무제표상 연결고리를 약화하기 위해서는 회사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지분율을 낮춰야 하는 셈이다. 당초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6:4인 지분을 5:5로 조정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예 계열사에서 제외해 양사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손실을 줄이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그룹사 외의 투자자가 신주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하는데 신규 투자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연말에 정부와 KDB산업은행이 채권단과 함께 석화업계 지원안을 확정할 때 현대케미칼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결국 회계상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해서는 제3자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계열사간 현물 출자나 공장 등 실물 자산을 매각해 HD현대케미칼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HD현대케미칼에 대한 지배력을 떨어뜨리는 이유는 실적 부진으로 인한 재무 부담 증가가 꼽힌다. 실제 HD현대케미칼은 지난해 1502억 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288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적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 역시 지난해 4조 334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4조 5561억 원으로 반년 만에 2000억 원 이상이 늘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지표나 재무 안정성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계열사 편출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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