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스토리] '전기 먹는 하마' AI 데이터센터 효율화 열쇠 '냉각 기술'

2025-01-25

공랭식 대비 전력 사용량 30% 줄이는 액침 냉각 주목

액침 냉각 시장, 2032년 3조원 규모 성장 전망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 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의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이동통신사들의 탈통신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5세대(5G) 통신 가입자수 성장이 정체되면서 통신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것입니다. 이통사가 찾고 있는 성장동력 중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AI)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AI 데이터센터(AC DC)는 이미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수익성을 확인한 이통사들에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일반 데이터센터가 범용 연산 및 데이터의 저장과 관리를 목적으로 한다면 AI DC는 AI 학습 및 추론 작업 최적화를 목표로 합니다. 때문에 범용 연산에 유리한 중앙처리장치(CPU)보다는 AI에 특화된 고성능 전용 하드웨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합니다. 문제는 AI 연산으로 인해 높은 전력을 소모한다는 것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모량은 2022년 460TWh에서 2026년 620~105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전력량 자체를 줄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주목을 받는 것이 AI DC에 대한 특수 냉각 기술입니다.

우리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중요한 것이 열을 식혀주는 '쿨러'입니다. 제대로 열을 식혀주지 않으면 발열로 기기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고장이 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고성능 프로세서가 고밀도로 집적돼 있는 AI DC에서도 냉각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GPU와 같은 연산장치들은 공급된 전력의 99%가 열에너지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AI DC는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 더 많은 열이 발생해 다양한 냉각 방식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데이터센터는 찬바람으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Air Cooling) 냉각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AI DC에서는 연산장치의 성능이 향상되고 발열 부하도 증가해 충분한 풍량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공기보다 열 전달 효율이 높은 액체를 이용한 '수냉식 냉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냉식 냉각에는 여러 유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중 물의 열용량은 건조한 공기보다 4.23배 더 큽니다. 또한 같은 부피로 비교했을 때 물은 공기보다 약 784배나 무겁기 때문에 물의 열용량은 공기의 3316배가 됩니다. 수냉식 냉각 방식으로 이전보다 서버의 냉각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수냉식 냉각은 다시 냉각 블록을 GPU에 부착해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DTC(Direct-to-Chip)와 서버나 서버랙 자체를 비전도성 액체에 담그는 액침 냉각으로 나뉩니다. 액침 냉각은 공기가 지나갈 여유가 필요하지 않고 DTC처럼 냉각 블록을 부착할 필요도 없어 공간 활용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에 액침 냉각은 공랭식 대비 전력의 사용량을 30%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 규모 2022년 3억3000만달러(4750억원)에서 2032년 21억달러(약 3조231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10년간 연평균 21.5%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이러한 냉각 시스템이 관심을 받은 것은 AI 시대를 맞이해 당연해 보입니다. SK그룹은 이번 CES 전시관에서 AI 데이터센터를 핵심으로 다뤘습니다. AI 데이터센터 내 분산 발전원 설치를 통해 안정적·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AI Power Operator), 액체를 활용한 발열 관리(액체 냉각) 등 SK의 에너지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LG전자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LG전자와 MS는 구축하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 필수 기술인 열관리, 칠러 등에서 협업하며 지속 가능한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GS칼텍스, 에스오일 등 정유업계도 액침냉각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AI DC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데이터센터가 발생하는 탄소량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AI 산업에서도 탄소중립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냉각 기술 개발의 필요성도 커지게 될 것입니다. 향후 어떤 기술들이 추가로 개발되고 실제 상용화돼 지속가능한 AI 시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지 주목됩니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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