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전자부품업계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를 기회로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며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지난해 불투명한 경영 환경에도 나란히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매출이 10조2천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늘며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섰다.
LG이노텍도 전년 대비 2.9% 증가한 21조2천8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이는 양사 모두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에 집중한 결과다. 다만 전방 산업 수요 부진과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업황이 좋지는 않았다.
삼성전기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천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은 48.8% 감소한 2천479억원이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올해도 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양산 경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 주로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적용된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FC-BGA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달러(약 11조6천912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약 23조9천669억원)로 두 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생산을 시작한 AI 가속기용 FC-BGA를 본격 양산하고 거래선 다변화에 나선다.
삼성전기는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다수의 메이저 고객사의 신제품 개발에 참여 중인 상태"라며 "올해 중 AI 가속기용 매출 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작년 2월 FC-BGA를 신사업으로 낙점한 LG이노텍도 최근 글로벌 빅테크향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새로운 FC-BGA 고객사가 인텔, 퀄컴, 브로드컴과 같은 빅테크 기업일 것으로 추정한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실적에 대해 "FC-BGA의 매출 비중은 작지만, 고객사향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FC-BGA 시장은 이미 대만, 일본 등 기존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에 속하는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우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FC-BGA 사업은 기술 개발, 투자 등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 기업 수가 많지는 않다"며 "빅테크 고객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산업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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