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비밀번호는 안돼…‘월레스와 그로밋’으로 본 생활 속 IT [팩플]

2025-01-26

챗GPT 붐으로 시작된 인공지능(AI) 시대. 편리한 일상을 만들어주던 AI가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을 공격한다면 어떻게 될까.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그 편리함 만큼이나 해킹 등 사이버공격으로 인한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복수의 날개’에서 그 미래를 살짝 들여다볼 수 있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인간의 일을 대신 하는 AI 로봇

영화는 자칭 ’발명가‘ 월레스가 만든 AI 로봇 ‘노봇’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노봇은 정원꾸미기부터 뜨개질, 집청소까지 할 수 있는 만능 AI 로봇이다. 월레스와 소통이 가능하고, 이미지와 음성으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것은 ’멀티모달 AI‘가 들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멀티모달 AI란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영상‧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 양식을 처리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노봇은 팔다리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난쟁이 인형 형태로, 최근 빅테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상시킨다.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사내 로봇팀을 다시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LG전자도 최근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지분 30%를 추가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비밀번호에 개인정보 넣지 말기

이 영화의 빌런은 전작에서 블루 다이아몬드를 훔치려다 실패한 펭귄 ’페더스 맥그로‘다. 그는 월레스 PC의 비밀번호를 풀고 노봇을 해킹해 ’악‘(evil)의 모드로 설정한다. 페더스 맥그로가 쉽게 풀어낸 비밀번호는 월레스가 좋아하는 음식의 6글자 ‘CHEESE’(치즈)다.

월레스의 비밀번호는 안전하지 않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패스워드 선택 및 이용 안내서에 따르면 안전한 비밀번호는 두 종류 이상의 문자 구성과 8자리 이상으로 구성된 문자열, 또는 10자 이상 길이의 문자열이다. KISA는 ▶특정 패턴을 갖는 패스워드 ▶제3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구성된 패스워드 ▶특정 인물의 이름이나 널리 알려진 단어를 포함한 패스워드 등은 사용하지 말 것을 권한다.

네트워크에 전자기기 연결시 주의할 것

노봇은 충전이 필요한 로봇. 충전할 때 상당히 시끄러운데, 이 때문에 그로밋은 자신의 방에서 충전하던 노봇을 옮겨 월레스의 PC에 연결한다. 이처럼 현실에서도 배터리 충전 때문에 노트북에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케이블 연결 시 전원 공급 뿐만 아니라 데이터 전송도 가능해 해킹 당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페더스 맥그로가 노봇의 소프트웨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를 통해 충전할 때는 데이터 전송 차단 설정을 활성화하고, 기기가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AI 킬러로봇도 나타날까

악의 모드로 설정된 노봇은 자신과 똑같은 대량의 노봇 부대를 만든다. 월레스와 그로밋을 묶는 등 인간(또는 반려동물)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하고, 잠수함을 만들어 범죄자인 페더스 맥그로를 감옥에서 빼내기도 한다. 이렇게 인간에 위협을 가하는 소위 ’AI 킬러로봇‘도 나타날까. 202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모든 국방부가 AI를 이용해 전투로봇을 만들고 싶어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영화에서는 노봇의 리셋 버튼을 누르면 원래의 선한 모드로 변한다. 이처럼 AI가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상황을 고려해서 ‘킬 스위치’(AI 작동을 강제로 멈추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글로벌 논의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AI 안전 회의’에서 삼성전자·네이버·구글·오픈AI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기술 기업 16곳은 AI의 위험 기준치를 설정해 수위가 높다고 판단하면 스스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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