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휴대폰 번호이동 시장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갤럭시S25 사전개통 시점이 2월로 미뤄진데다 스마트폰 교체 대목인 명절 특수도 미미했다. 오는 7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앞둔 만큼 상반기까지는 단말 교체를 미루는 대기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 휴대폰 번호이동수는 49만4530건으로 전월 대비 5.8% 감소했다. 번호이동 건수가 50만건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더 크다. 지난해 1월 휴대폰 번호이동수(56만63건) 대비 무려 11.7% 줄었다.
이통 3사와 알뜰폰 모두 번호이동 규모가 감소했다. 지난달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한 건수는 전월보다 8.8% 줄어든 9만8208건에 그쳤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8.2%, 6.7% 감소한 6만5082건, 7만2532건으로 집계됐다. 알뜰폰 역시 사업자 간 갈아타기 수요가 줄면서 번호이동수는 지난달보다 3.7% 줄어든 25만8708건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를 옮기는 번호이동은 통신시장 경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 수치가 줄어든 것은 올 들어 고객유치 경쟁이 둔화된 것을 의미한다.
신제품 특수도 없었다. 보통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번호이동 시장은 활기를 띤다. 지난해 1월에도 갤럭시S24 출시 영향으로 휴대폰 번호이동 건수가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갤럭시S25 예약판매 기간을 기존보다 나흘 더 연장하면서 사전예약자의 개통 집계도 2월로 미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뿐 아니라 소비시장 전반에 활기가 떨어지면서 스마트폰 교체 성수기로 꼽히던 설 연휴 대목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단통법 폐지 시점이 확정됨에 따라 그전까지는 수요자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교체를 미루는 대기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단통법 폐지안은 오는 7월 22일 시행된다.
단통법 폐지안 통과 이후 출시된 첫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5 역시 공시지원금 규모가 전작과 유사해 아직 경쟁 활성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단말기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대심리가 남아있는 만큼 7월 규제 완화 이후 신제품 구매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