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국이 향후 2년 안에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독점적 장악력을 깨뜨리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이는 순진함 또는 과장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운 광산 개발과 장기간의 인·허가 절차, 환경 오염, 가공 시설·기술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중국을 완전히 배제한 채 독자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31일 FT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향후 12~24개월 안에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이외의) 대체 공급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더 이상 미국에 대해 주요 광물 자원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은 정말 큰 실수를 저질렀다. 총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과 공중에 총을 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의 인터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6년 4개월 만에 만나 희토류와 관세를 중심으로 한 양국의 상호 공격을 1년간 유예하기로 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희토류 독점 횡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생산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호주·일본 등 동맹을 맺고 광산 개발에서 생산에 이르는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희토류 공급망을 소홀히 한 탓에 빠른 시일 내에 희토류를 자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광산을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험하며 엄청난 자본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광산 개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수년 간 연구 작업이 선행돼야 하고, 장기간의 인허가 절차로 인해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환경 오염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유라시아그룹의 원자재 담당 이사인 팀 푸코는 "1~2년 안에 독자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미국의 선언은 순진함 또는 과장에 불과하다"며 "미국이 지금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희토류·자석 시장 분석 업체인 프로젝트블루의 연구 책임자인 데이비드 메리먼은 "중국의 희토류·자석을 24개월 안에 끊는다는 것은 대단히 야심찬 계획"이라며 "이를 달성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허가, 인력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그 연합 세력이 독자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한다 해도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견디고 살아남을 수 것이냐라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내년부터 소량의 중희토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인 벨기에의 화학 그룹 솔베이의 필립 케렌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에서 희토류의 가치 사슬을 활성화하려면 구매자와 정부가 이 투자가 합리적이고 수익성이 있는 것인지 확인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자석 제조업체 VAC의 에릭 에셴 CEO는 "중국의 맞대응으로 자석이 글로벌 시장에 범람할 수 있다"며 "미중 갈등이 완화될 경우 자석의 국제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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