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돈 버는 거 두고만 볼래?” 왕회장이 띄웠다, LNG선 신화

2025-03-26

K조선 연구

1978년 겨울. 서울 광화문 현대그룹 본사(現 현대해상 건물)의 한 회의실에 한 무리의 중년 남성들이 모였다. 넥타이를 고쳐 매는 그들의 표정엔 긴장이 역력했다. “시장 상황이 안 좋다는 걸 회장님이 이해해주셔야 할 텐데….”

울산에서부터 싸 들고 온 서류 뭉치를 살핀 지 얼마나 됐을까. 회의실 문이 벌컥 열리며 키 170cm가 넘는 호리호리한 남자가 들어왔다. 훗날 회장 중의 회장, ‘왕(王)회장’이라고 불릴 당시 63세의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었다.

정 회장이 자리에 앉으면서 이렇게 툭 던졌다. 임원들은 순간 당황했다. 부진한 실적을 질책하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비싼 배’라니.

당시 글로벌 조선 산업은 심각한 불황에 빠져있었다. 1차 석유파동(1973년) 이후 악화한 조선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중이었다. 일본에선 1977년부터 42개 업체가 도산했고, 영국에선 120개의 조선 관련 기업이 국영화됐다.

유조선 주문이 뚝 끊겼다며? 가스선은 왜 안 하는 거야? 남들 돈 버는 거 두고만 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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