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수천 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한·중 정상, 선물 나누며 함박웃음 (11월 3일)

지난 1일 이재명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1년 만에 국빈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면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최악으로 치달은 한·중 관계를 복원·발전시키기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3일자 1면 사진은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 후 친교의 시간에 선물을 나누며 함박웃음을 짓는 사진입니다. ‘관계 복원’이라는 의미를 담기엔 회담 전 악수나 테이블에 마주 앉은 사진보다 두 정상의 활짝 웃는 표정이 더 적절했습니다. 특히 이 장면은 많이 언급됐습니다. 시 주석이 중국 샤오미 스마트폰을 선물하자, 이 대통령이 “통신 보안은 잘 됩니까?”라고 웃으며 말했고, 시 주석은 “백도어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라”고 답하며 크게 웃었습니다. 대체로 무표정인 시 주석이 방한 일정을 통틀어 공개된 사진 중에 가장 크게 웃는 사진이었습니다.
■ 한·미 국방부 장관, 8년 만에 함께 판문점 JSA 방문 (11월 4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했습니다. 한·미 국방 장관이 JSA를 동시에 방문한 것은 2017년 10월 이후 약 8년 만입니다. 양국 장관은 비무장지대(DMZ) 최북단 경계초소인 오울렛초소(OP)와 판문점 회담장 등을 둘러봤습니다. 안 장관은 JSA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헤그세스 장관이) 한·미가 공고한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하면서 작전하고 있는 것에 상당히 만족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다음날 열리는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을 위해 이날 방한했습니다.
1면 사진은 한·미 국방 장관이 판문점 회담장 앞에서 북측 판문각을 배경을 악수하는 모습입니다. 두 장관의 JSA 방문 일정을 보자마자 떠올린 1면 사진입니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가지 않는 이상, 이 사진만 한 게 없습니다. 정해진 포토라인에 선듯 북측을 배경으로 한 사진은 JSA 방문 기념사진의 공식입니다. 아쉬운 건 국방부가 제공한 사진이 달랑 한 장이었다는 겁니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회담장 내부를 둘러보는 장면이나, 판문각 쪽의 북한군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 박수 치는 여당, 자리 비운 야당 (11월 5일)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은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안”이라며 “내년은 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은 728조원 규모 예산안의 법정기한 내 통과를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날 국민의힘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해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했습니다.
1면 사진 이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모습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 통로까지 나와 박수치며 대통령을 맞이하고, 그 뒤로 보이는 국민의힘 의석은 텅 비어 있습니다. 이날 시정연설을 보이콧하고 상복시위를 벌이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는 이 대통령을 향해 “꺼져라” “범죄자” 등의 거친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습니다. 시정연설을 시작하며 텅 빈 야당 의석을 가리키며 “좀 허전하군요”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 미 뉴욕시장 ‘새 역사’가 된 맘다니 (11월 6일)

“통념대로라면 나는 완벽한 시장과는 거리가 멀다. 나는 나이를 더 먹으려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젊다. 또 무슬림이며 민주사회주의자다. 그리고 이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이 중 어떤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후보(34)가 4일(현지시간) 미 최대 도시이자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의 시장에 당선됐습니다. 맘다니는 1898년 이후 최연소 뉴욕시장이자 최초의 무슬림, 남아시아계(인도), 아프리카(우간다) 태생 뉴욕시장이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부자 증세, 저소득층 복지 확대 등 진보적인 공약을 내세운 그가 당선된 것에 대해,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새로운 좌표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1면 사진은 만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이 당선 축하행사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모습입니다. 만다니 당선인은 지난해 10월 출마를 선언하고 올해 1월만 해도 지지율이 1%에 불과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맘다니의 급격한 부상에 “그의 성공 궤적은 놀라움 그 자체이며 메가와트급 인재의 탄생”이라면서 “그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인사들을 구슬리고 매료했으며 무장해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공격받기 쉬운 소수자성을 극복하며 선거에서 미 정계 거물을 꺾고 승리한 매력적인 서사가 1면 사진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 주저앉은 60m 높이 타워 (11월 7일)

울산의 화력발전소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대형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작업에 투입된 노동자 7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6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분쯤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무너졌습니다. “사람이 깔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 있던 노동자 9명 중 매몰되지 않은 2면을 바로 구조했습니다. 나머지 7명은 붕괴된 타워 구조물에 매몰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 보일러 타워가 주저앉은 모습이 7일자 1면 사진입니다. 사고의 규모는 무너진 구조물이 크기보다는 사상자의 수에 달린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사진회의 직전 ‘7명 매몰’이라는 속보를 보고도 판단이 바로 서지 않았습니다. 생각을 미룬 채 미리 챙겨둔 대통령실 국정감사와 온실가스 감축 관련 사진만 챙겼습니다. 회의에서는 울산 매몰 사고 사진을 1면 사진으로 결정했습니다. 연이어 발생한 대규모의 참사들에 익숙해서인지, 큰 사고에 대한 감각과 판단도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1면 사진이 결정되고서야 후배 사진기자를 울산으로 급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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