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4.08 06:29 수정 2025.04.08 06:29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지난해 영업익‧점유율 모두 하락…“업계 3등 굳어져”
차세대 콘셉트 가맹모델 ‘뉴웨이브’ 본격 출점 시동
PB 브랜드 경쟁력 증진 및 미니스톱 시너지 속도

편의점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이 심상치 않은 위기 국면에 빠졌다.
매장 수와 점유율 모두 경쟁사에 밀리는 데 이어, 수익성 또한 급격히 악화되며 외형과 내실 모두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올해는 실적 반등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은 가운데 차세대 콘셉트 가맹모델과 ‘PB상품’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매출 5조297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44억원으로 전년도 영업손실인 644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는 지난 2월 이뤄진 ATM사업 매각 건을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에 의거해 중단영업손익으로 분류하고 금융서비스부문 손익을 제외한 편의점부문 손익 만을 적용한 것이다. 금융서비스부문과 편의점부문 등을 합친 지난해 실질적 매출은 5조3277억원, 영업손실은 780억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3월 미니스톱 통합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인수 및 통합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 및 통합 작업이 예정보다 지체되고, 이에 따른 지출 비용도 점차 늘어나면서 실적 저하를 초래했다.
앞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2년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고, 지난해 3월 최종 합병 소식을 알렸지만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총 3134억원을 베팅해 편의점 ‘TOP2’와의 격차를 좁히고자 했지만, 시장의 판도 변화 역시 일어나지 않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3년째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GS25와 CU의 2강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GS25와 CU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8조6661억원, 8조59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5.1%, 5.7% 증가한 수치다.
세븐일레븐은 영업손실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점유율은 감소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의 시장점유율은 ▲2022년 27% ▲2023년 24% ▲2024년 22%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재무구조 재선이 될 전망이다. 점포의 폐점 및 신규 점포 출점 속도 조절 등 투자부담 완화를 통해 외부차임금 증가를 최소화하고, 계열사의 직간접적인 지원으로 재무위험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인력 효율화를 통해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세븐일레븐은 1988년 법인 설립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에 회사 측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대비한 인력 구조 효율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를 기점으로 긍정 효과가 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올해까지 미니스톱 점포의 브랜드 전환, 수익 구조 개선 등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 단기적 실적 개선보다는 통합 이후 사업의 경쟁력과 안전성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춰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지난해 10월 선보인 차세대 가맹모델 ‘뉴웨이브’를 확대할 예정이다. 젊은 감성의 차별화 매장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고 점포 수익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상품·마케팅 측면에선 ▲PB(자체브랜드) 세븐셀렉트 경쟁력 증진 ▲즉석식품 시장 리딩을 위한 '푸드스테이션' 개념 도입 ▲신선식품 특화운영 ▲글로벌 직소싱 ▲스포츠 마케팅 ▲신규 킬링 카테고리 육성(패션·뷰티)에 집중한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이달 초 리뉴얼을 마치고 재단장한 모바일앱 '세븐앱'과 착한택배를 중심으로 한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생활서비스 강화에 힘쓸 방침이다.
이외에도 가맹점 운영 만족도와 점포 오퍼레이션 레벨 향상을 위한 고매출 우량입지의 신중한 신규 출점 정책과 함께 기존점 리뉴얼을 확대해 점포 매출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최근 업계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맹점 수익 증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차별화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이라며 “현대인들이 편의점을 대하는 개념이 변화(단순 들르는 공간에서 머물며 즐기는 쇼핑공간)함에 따라 차별화 매장을 통해 고객을 흡수하고 이것이 매출과 수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세븐일레븐은 패션, 뷰티 카테고리 강화를 위해 PB세븐셀렉트 의류를 출시했다”며 “이는 편의점의 경쟁력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먹거리 중심으로 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킬링포인트로 패션과 뷰티 카테고리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근거리 쇼핑문화 트렌드 속에 대중성을 가진 편의점이 패션과 뷰티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세븐일레븐은 일상에서 기본적으로 갖추는 베이직 상품 중심으로 패션과 뷰티 콘텐츠를 PB상품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사업 기반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 기간을 가졌다”며 “이제는 그간 준비해온 차별화 전략을 통해 가맹점의 모객 증대와 함께 매출 및 수익을 높이는 내실경영 체계를 공고히 해 지난해와는 다른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