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지난해 해외사업 실적 반등 불구 최고치 회복 '아직'

2025-04-07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LG생활건강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해외사업 실적은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해외사업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반등을 꾀했지만 2022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해외사업 실적 회복 지연은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소비 부진의 여파가 해외사업 실적을 끌어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LG생활건강은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 다변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중국 외 지역에서의 사업 성과가 실적에 기여하는 바는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생활건강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해외사업 실적은 2022년부터 악화일로를 걸었다.

LG생활건강의 해외사업 매출은 2019년 2조 5,088억 원에서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2조 9,175억 원, 다음 해인 2021년에는 3조 9,062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성장세는 여기까지였다.

2022년 해외사업 매출은 2조 8,719억 원에 그치며 4조 원을 눈앞에 뒀던 2021년을 뒤로하고 역성장을 시작했다. 2023년에는 2조 6,494억 원으로 또다시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에는 2조 8,2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으나 2022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의 주력 사업인 화장품 부문의 해외사업 실적도 이 같은 행보를 함께 했다. 2019년 2조 58억 원이었던 화장품 해외사업 매출은 2020년 2조 1,700억 원, 2021년 2조 9,164억 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2022년에는 1조 8,167억 원으로 감소했고 2023년에는 1조 6,097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중국과 북미, 일본 등 해외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 대비 11.9% 증가한 1조 8,015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매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2022년 실적은 회복하지 못했다.

LG생활건강 연도별 국내, 해외 매출 실적 현황 (단위 : 억원)

LG생활건강의 해외사업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로 해석된다. 2021년 LG생활건강의 실적은 사상 최대였다. 당시 연이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출연과 확산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서도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를 통해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사업 모두 급성장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속되는 팬데믹으로 위축된 시장 환경에서도 럭셔리 화장품은 견고한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특히 중국에서 기존 티몰, JD, VIP 이외의 신규 채널 진입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

그러나 2022년에는 18년 만에 실적이 역성장했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가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줬으나 중국의 시황 악화와 그에 따른 소비 둔화로 면세점과 중국 현지 매출이 부진하며 화장품 사업이 타격을 받은 영향이 두드러졌다.

2023년에도 중국 현지 수요 약세로 대중국(면세+중국)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혔다. 화장품 해외사업 중 미국은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일본은 중저가 브랜드 중심으로 채널 침투가 이뤄지면서 실적 개선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은 2년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실적 개선을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은 2023년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영업이익은 2021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성장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은 중국에서 온라인 매출 확대로 한 자릿수 성장을 이뤘으며 ‘더후’는 두 자리 수 성장을 실현했다. 영업이익도 중국과 북미 사업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증가했다.

2분기에도 화장품 사업은 중국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했다. 업황 둔화와 높은 기저로 인해 면세 매출은 하락했지만 국내 온라인과 헬스앤뷰티(H&B) 채널 매출은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 또 마케팅 투자 확대로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해외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성장했다.

다만, 3분기에는 온라인, 헬스앤뷰티(H&B) 등 국내 주요 육성 채널에서는 성장을 지속했으나 면세점 업황 둔화와 해외 사업 효율화 영향으로 화장품 사업의 전체 매출이 하락했다. 중국에서는 더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매출 고성장이 이어졌다. 직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마케팅 투자를 확대했지만 해외 수익성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LG생활건강의 해외사업 실적은 2조 590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화장품부문 해외사업 실적은 1조 2,943억 원이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미주 시장에서는 빌리프, CNP, 더페이스샵 브랜드를 중심으로 영 제너레이션(Young Generation)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보강하고 마케팅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또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채널에서의 퀀텀 점프와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저변을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북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더페이스샵 미감수 라인, CNP 립세린 등이 좋은 성과를 내면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화장품 전반의 구조 개편을 진행 중으로 주요 방향은 중국 시장 회복, 비중국 지역에서의 성장 동력 마련, 국내 성장 채널 집중 등이다”며 “중국에서는 ‘더후’ 리브랜딩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올해는 외형 회복에 주력할 예정이다. 북미 지역에서는 에이본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됐으며 자체 브랜드를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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