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전증 진단을 받은 30대 영국 여성이 샤워 중 발작을 일으켜 전신 화상을 입고 2년 가까이 휠체어에 의존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런던 칭포드 출신 애니 페레즈(38)는 2022년 6월 좋아하는 밴드의 콘서트 관람차 이탈리아 사르데냐를 방문했다가 숙소 욕실에서 사고를 당했다. 샤워 도중 뇌전증 발작이 일어나 욕조에 쓰러지면서 뜨거운 물에 장시간 노출된 것이다. 페레즈는 평소 뇌전증 환자로서 응급 상황에 대비해 화장실 문을 잠그지 않은 상태였다. 동행한 친구들이 화장실 밖으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하고 문을 열어 발작 상황을 확인한 뒤 페레즈는 헬기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사고 이틀 후 의식을 되찾은 페레즈는 왼팔과 양쪽 다리 등 신체의 11%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탈리아 병원에서 3주간 치료를 받은 뒤 런던 첼시 웨스트민스터 병원으로 옮겨져 두 달간 입원 치료를 이어갔다. 그는 이 사고로 2년 가까이 휠체어와 보행 보조기, 지팡이에 의존해야 했다. 현재도 신경 손상으로 인한 통증을 겪고 있으며 레이저 치료와 물리 치료, 수중 치료 등 장기 재활 과정을 받고 있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가 불규칙하게 흥분해 발작을 일으키는 만성 신경성 질환이다. 증상은 다양하지만 ▲정신을 잃거나 ▲온몸이 뻣뻣해지거나 ▲떨림 증상이 나타나거나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갑자기 쓰러지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뇌전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발작에 의한 외상이나 심혈관계통, 호흡기계통의 문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경세포의 흥분성 증가로 자율신경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균형이 깨지면 부정맥과 심실세동, 심장무수축 등이 발생해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다.
발작 증상 발생 시에는 안전 확보가 우선이다. 주변의 날카롭거나 위험한 물건을 치워야 한다. 구토하는 환자가 많은데 똑바로 누워 있으면 구토물이 폐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어 고개를 옆으로 돌려줘야 한다. 증상은 보통 1~2분간 나타나며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뇌전증은 주로 약물로 치료한다. 뇌의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을 줄이거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을 늘리는 항경련제를 사용한다. 항경련제는 꾸준한 복용이 중요하다. 약물 저항성이 확인되면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개두술로 발작 관련 병변을 제거하거나 발작 전파를 막는 뇌량절제술 등이 있다. 시술은 전기 자극으로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잘못 연결된 신경세포를 조절한다.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도 약물 복용과 생활 관리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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