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사용량 폭주에 신규 가입을 제한했던 기업용 인공지능(AI) 서비스를 3주만에 재개했다. 알리바바 등 경쟁사가 신규 AI 모델 출시와 함께 막대한 투자를 예고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딥시크는 차기 추론 모델 ‘R2’ 공개 시점도 앞당겨 속도전을 벌일 계획이다. 14억 인구를 배후에 둔 중국 테크기업 간 AI 내전이 격화하며 중국산 AI 발전 속도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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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간) 딥시크는 지난 3주간 중단했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사용료 충전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기업은 자사 앱 등 타 서비스에 AI 모델을 사용할 때 선금을 결제한 후 연산량에 따라 비용을 낸다. 딥시크는 저렴한 사용료로 유명하지만 ‘딥시크 쇼크’로 이목을 끈 후 접속 폭주를 이겨내지 못하고 기업 과금을 막아놨었다. 딥시크는 “과금이 재개됐으나 여전히 낮 시간대 서버 자원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딥시크가 기업 대상 영업을 재개한 셈이다. 같은날 중국 내 AI 경쟁사인 알리바바가 최신 추론 모델인 ‘QwQ 맥스’를 선보인 데 대한 견제로 해석된다. 알리바바는 신규 모델을 출시하며 딥시크와 같은 설계도 공개(오픈소스) 전략도 제시했다. 딥시크와 중국 내 AI 생태계 주도권 경쟁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또 AI 인프라에 3년간 530억 달러(약 76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물량공세로 딥시크 압박에 나선 것이다.
중국 내에는 딥시크와 알리바바 외에도 쟁쟁한 AI 개발사들이 대기 중이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중국 검색 시장을 장악안 바이두 등 대기업은 물론 즈푸AI·문샷AI·미니맥스·바이촨즈넝·링이완우 등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유니콘’ AI 스타트업들도 다수다.
딥시크 쇼크로 중국산 AI에 대한 서방측 견제가 심화하며 중국 모델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데에는 한계가 생겼다. 그러나 중국 내수 시장이 거대한 만큼 ‘안방’을 선점하기 위한 내부 다툼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테크계는 중국 AI 개발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더 높은 품질의 AI를 내놓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딥시크는 차기 추론 모델인 R2를 당초 계획보다 빠른 올 5월초보다 앞당겨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테크계 한 관계자는 “딥시크는 결국 제한된 환경에서 한계까지 밀어붙인 최적화로 탄생한 모델”이라며 “극심한 내부 경쟁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품질 향상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