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공룡 된 쿠팡, 미래 먹거리 확보 전략 통했다

2025-02-26

쿠팡의 신사업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 비용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2024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40조원을 돌파했다. 이마트, 롯데쇼핑 등 전통 유통 강자를 모두 제치고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매출 40조원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파페치, 대만 등 글로벌 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늘어나며 '매출 40조원' 돌파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인구 감소와 내수 침체의 장기화 등으로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신유열 롯데 부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도 해외 시장 진출과 사업 외연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파페치, 대만 사업 등 쿠팡의 성장 사업 부문은 진출한 지 단기간 만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이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연 매출은 41조2901억원(302억6800만달러)으로 1년 전(31조8298억원)보다 29%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1조1139억원(79억6500만달러)에 달한다.

쿠팡은 성장 사업 부문이 매출 확대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190개국에 진출한 파페치, 대만 로켓배송 확대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성장 사업 부문(파페치·대만·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매출은 1조5098억원(10억8200만달러)을 기록했다. 전년 3601억원(2억7300만달러) 대비 319.3% 급증한 수치이며 전체 매출의 13.5%를 차지한다. 성장 사업 부문 지난해 연간 매출은 4조8808억원(35억6900만달러)으로 전년(1조299억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며 전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특히 파페치의 성장이 돋보인다. 불과 1년 전 쿠팡이 파페치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부정적인 평이 많았다. 1조원 규모의 적자로 부도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1월 5억달러(한화 약 6500억원)를 투자해 파페치를 품었다. 파페치는 온라인을 통해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1400개 명품 브랜드 제품을 미국·영국 등 190개국 이상에 판매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파페치는 쿠팡이츠, 대만 시장 사업과 함께 쿠팡의 '성장사업'으로 분류되며 지난해 동안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파페치는 연초부터 일부 사업부를 정리하며 구조조정에 돌입, 인수 당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적자를 줄여나갔다.

그 결과 파페치는 지난 4분기 418억원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냈다. 파페치의 조정 EBITDA 손실은 지난해 1분기 411억원, 2분기 424억원에서 3분기 2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대만 시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중이다. 한국에서 검증된 로켓배송 시스템을 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것이다. 글로벌 트래픽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쿠팡 대만 사이트의 월간 방문자 수는 지난 1월 370만 명으로, 2023년 10월(140만 명)과 비교해 2.6배 급증했다.

쿠팡은 대만 진출 이후 최근까지 현지 물류 인프라 구축과 상품 판매 등에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했다. 쿠팡은 2022년 10월 대만에 진출한 이후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2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3호 풀필먼트센터 운영도 추진 중이다.

쿠팡의 투자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미래유통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대만의 전체 소매 산업 규모는 4조5760억 대만달러(한화 약 200조원)로 2022년 대비 6.9% 성장한 반면 e커머스 비중은 전체 시장 대비 작아 성장 잠재력이 높다.

김 의장은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성장과 영업 마진 확대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대만과 파페치 등 글로벌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중요한 건 쿠팡의 성장 스토리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만든 플레이북(playbook·성공 매뉴얼)이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첫 번째 해외 시장인 대만이 좋은 예시라고 말했다.

또 "파페치도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스토리"라면서 "글로벌 럭셔리 커머스 고객 경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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