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문가 "트럼프∙김정은, 이미 서신 교환하고 있을 수도"

2024-12-23

북한이 내년 미북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이른바 '핵 그림자' 시위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핵 그림자'는 핵 위협을 통해 상대국 대응을 무력화하는 군사적 압박을 의미한다. 북한이 겉으로 냉담한 척하지만 미국과 대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3일 '2025 아산 국제정세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은 소규모 도발 후 한국 혹은 한미의 대비 태세 강화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위협함으로써 미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 위원은 "북한의 도발은 한미 대응과 이에 대한 중국의 반발, 러시아의 대북 지원 등과 연결될 거고 역내 긴장이 수시로 고조되는 상황을 불러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북한은 주로 한반도를 겨냥한 전술핵 능력을 강조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봤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등 미국을 겨냥한 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차 위원은 "2025년 하반기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조기 협상 재개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할 경우, 초대형 핵탄두 실험이나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 동안 작동되지 않았던 미북 간 대화 채널이 내년이면 복원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트럼프 입장에서 바이든과 대외정책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고, 김정은에 대해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노이 정상회담 노딜' 이후에도 김정은과 서신을 교환했다는 현지 보도를 미루어 볼 때 "두 사람이 이미 서신을 교환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차 위원은 추측했다.

차 위원은 또 "북한이 겉으로는 미국과 대화에 냉담한 척하지만 (결국엔) 미국과 대화 계기를 살리려 진력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북중러 연대에 치중하기로 결정을 내렸고 미국과 대화에 흥미를 잃었다는 일각의 예상이 틀렸다는 의견이다.

다만 트럼프 입장에서는 '북한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지', '대북 보상을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지' 등 과제가 있고,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면서 "대화 가능성 모색과 상호 탐색전이 이어질 것이나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과 미국 간 정상외교에 대해선 회의적 전망을 내놨다. 차 위원은 "담판으로 문제를 푸는 트럼프의 기질을 볼 때 권한대행 체제에서 정상회담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웅([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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