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명문 구단 LA 갤럭시가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팬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CNN은 5일 “최근 캘리포니아주를 휩쓴 대형 산불로 로스앤젤레스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며 “LA 갤럭시는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을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LA 갤럭시는 지난해 12월 7일 MLS 리그 통산 6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이날 우승 순간을 만끽한 스티브 번스와 아들 루시안은 10년 전 같은 경기장에서 갤럭시의 우승을 지켜본 열혈팬이다. 그런데 그들은 새해 초 불길이 집 근처까지 번지자 급하게 대피했다. 가족과 반려동물은 목숨을 건졌지만 오랜 세월 살아온 집은 잿더미로 변했다. 집은 오직 벽난로 벽돌 굴뚝만 남았을 뿐, 가재도구는 물론 평생 모아온 LA 갤럭시 유니폼까지 모두 사라졌다.
LA 갤럭시는 이 같은 상황을 외면하지 않았다. 구단은 모기업 AEG 및 NHL 팀 LA 킹스와 함께 적십자사에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기부했다. 또한 팬들에게 의류와 필수품을 기부하도록 독려했다. 구단은 소방관들을 격려하기 위해 우승 트로피를 피해 지역 소방서로 가져가기도 했다. 구단은 번스 가족을 초청해 갤럭시 스타디움을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번스는 “클럽 하우스에 초대받아 선수들과 만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구단은 갤럭시의 레전드 코비 존스가 녹화한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모자, 유니폼, 스카프 등을 선물했다.
이날 번스 가족은 갤럭시 주장 마야 요시다를 만났다. 일본 대표팀 출신 베테랑 수비수 요시다는 MLS컵 우승 트로피를 직접 들고 번스 가족을 맞이했다. 번스는 “우리가 라커룸을 돌다가 모퉁이를 돌아섰을 때, 마야 요시다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단순한 팬 서비스가 아니었다. 요시다는 당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클럽과 재계약을 논의 중이었지만, 산불 피해 팬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직접 방문했다. 그는 LA 갤럭시와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LA 갤럭시 단장 윌 쿤츠는 “2001년 9·11 테러 때 뉴욕 스포츠 팀들이 시민들을 위로했다”며 “우리도 이 도시와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단은 산불로 인해 운동장을 잃은 고등학교 축구팀들에게 훈련 시설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화재 진압에 헌신한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LA 갤럭시는 조만간 홈 개막전을 치른다. 쿤츠 단장은 “경기 당일, 팬들이 처음으로 다시 모이는 순간이 감동적일 것”이라며 “이 도시는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스포츠를 통해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LA는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2027년 슈퍼볼 LXI, 2028년 LA 올림픽 등이다. 번스는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LA에 관심을 집중시킬 것”이라며 “이는 도시 재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CNN은 “LA 갤럭시는 단순한 축구 클럽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번스 가족을 비롯한 많은 팬들에게 갤럭시는 단순한 팀이 아닌, 희망을 전하는 존재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