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 기부 감염병 극복 연구사업 본격화…“국가 감염병 대응체계 강화”

2025-07-03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의 기부금 7000억원으로 재원을 마련한 국가 감염병 극복 지원사업이 시작을 알렸다. 2028년 중앙감염병병원 건립과 임상연구센터 설치, 연구역량 강화 등으로 넥스트 펜데믹에 선제 대응하는 국가의료체계를 확립한다.

질병관리청과 국립중앙의료원은 3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제1회 이건희 감염병 극복 연구 역량강화 사업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대한민국 감염병 극복 지원사업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국립감염병연구소·국립중앙의료원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민국 감염병 극복 지원 사업은 2021년 4월 이 회장 유족이 감염병·희귀질환 극복을 위해 국가에 총 1조원을 기부한 것이 계기가 됐다. 보건당국은 이 중 5000억원은 중앙감염병병원건립, 2000억원은 국립감염병연구소 인프라 확충과 연구 지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3000억원은 소아암·소아희귀질환 극복에 투입한다.

중앙감염병병원은 2028년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시기에 맞춰 가동을 목표로 현재 설계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100병상 규모로 감염병전문병원을 추진했지만, 이 회장 유족 측 기부를 계기로 150병상 규모로 늘어났다.

감염병임상연구센터는 서울대 연건캠퍼스 내에 연면적 약 1만5300㎡ 규모로 건립된다. 현재 건축 기획 용역을 하고 있다. 임상연구센터는 신종 감염병과 항생제 내성에 대한 치료·예방 임상시험, 코호트연구, 중개연구 등을 수행한다. 당초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소로 계획했지만, 수도권 규제로 인해 재단법인으로 설립된다. 재단법인이 인사·예산을 관리하지만, 공공성을 갖고 임무를 수행한다.

감염병 극복 연구사업도 착수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공공성·시급성·혁신성 등 3대 원칙을 세우고 감염병 국가 임상시험 네트워크, 감염병 임상연구·데이터 플랫폼, 항생제 내성 극복, 감염병 위기 대비 임상연구·시험 역량 강화 등 6대 중점 연구분야를 선정했다.

중앙·권역 감염병병원의 백신 후보물질 임상 결과를 공유하고, 임상데이터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항생제 내성균을 사멸하는 박테리오파지의 2029년 임상도입을 위해 임상연구센터 내에 박테리오파지 치료센터도 설치한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최근 네 개 과제의 연구자 선정을 마쳤다.

정부는 이번 감염병 극복 지원사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3~4년간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며 감염병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협력 중요성을 절감했다”면서 “故 이건희 회장 유족의 뜻깊은 기부는 감염병 치료·연구에 필요한 국가 인프라 확충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석훈 삼성글로벌리서치 대표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세계가 고통받는 가운데 감염병 퇴치로 대한민국과 글로벌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대한민국에 유례없는 7000억원 기부를 결정했다”면서 “감염병 극복 지원사업이 반드시 결실을 맺어 국민이 안전한 사회를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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