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올 한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어 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속담에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다. 작심삼일은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간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작심삼일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목표를 세울 때에는 의욕에 가득 찬 내가 아니라, 의욕이 없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정도의 기준으로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년에 5권의 책을 읽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하루에 10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3페이지 읽기로 정하는 것이다. 같은 책을 읽는 것이 지루할 수 있으니 다양한 종류의 책을 4-5권 정도 사서 매일 3페이지 정도 읽어 보는 것이다. 이것은 매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3페이지에 불과하지만, 한 달이면 90페이지를 읽는 것이다. 200페이지 책이라면 2-3개월에 최소 1권의 책을 읽거나 동시에 4-5권을 읽을 수도 있다.
작은 성취가 모여 큰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는 매일 3페이지의 책을 읽는 작은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어야 한다. 작은 성취일지라도 기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사람은 쉽게 바뀌지도 변하지도 않는다. 결심만으로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사람은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 같지만 익숙한 환경과 안정적인 삶에 더 익숙해져 있다. 익숙함은 우리를 항상 그 자리에 머물게 한다. 변화란 단순히 무엇인가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익숙했던 것과의 단절이며, 동시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익숙함을 거부해야 한다. 변화는 기존과 다른 시각을 요구하며 새로운 대응방안을 고민하게 만든다.
매일 우리가 맞이하는 수 많은 날은 변화로 가득차 있다. 그러다 보니 변화는 삶의 본질이다. 찰스 다윈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다. 살아남은 종은 가장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라고 말한다.
일본의 유명한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는 자신의 저서 <난문쾌답>에서 인간을 바꿀 수는 3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시간을 달리 쓰는 것, 둘째,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셋째,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다. 이 3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라고 말하고 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자신을 바꾸고 싶다면 현재처럼 시간과 돈을 써서는 안된다. 자신이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면 자신이 어디에 많은 시간을 쓰는지, 또는 어디에 많은 돈을 쓰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이 쓰고 있는 시간 배분을 바꾸고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자신에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두 번째 사는 곳을 바꾸라는 것은 환경을 바꾸라는 말이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 3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가 여기에 해당한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우리의 습관도 변한다. 자신이 환경을 바꾸기 어려우면 스스로 다른 환경으로 이동해야 한다. 처음부터 너무 크게 환경을 바꾸려고 하면 힘들어지고 쉽게 지쳐버리므로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셋째 새로운 사람을 사귀라는 의미는 자신과 생각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을 새로 더 많이 사귀라는 의미가 아니다. 같은 부류의 사람을 만난다면 변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새로운 사람을 사귐에 있어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될 상대는 자신과 전혀 다른 생각이나 발상을 하는 사람이다. 그것만으로도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어 자신의 생각이 깊어지고 폭이 넓어지며, 자신의 논리에 오류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세 가지 변화는 일회성이 되어서는 안된다. 쭉 이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타성에 젖어 편안했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사람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다양한 사람을 사귀면서 서로간의 관계도 변화한다. 이사를 다니다 보면 주변 환경도 바뀐다. 가정이나 회사, 사회에서의 역할도 달라진다. 이와 같이 사람의 삶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변화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몰고 옴과 동시에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성장의 기회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변화는 우리에게 현실에 머물러 있을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요구한다. 사람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적인 존재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라. 그리고 현재를 즐겨라(Carpe Diem).
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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