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이 기다릴 뿐" 장기이식 대기자 4만명…1년 새 3096명 숨졌다

2025-10-12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끝내 세상을 떠난 환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기 기증자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기증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는 30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2191명)보다 41.3% 증가한 수치다.

장기별로 보면 신장이식 대기 중 사망자가 167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간장 1117명, 췌장 72명, 심장 142명, 폐 88명 순이었다. 대기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뇌사 장기기증이 줄어들면서 실제 이식 건수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는 2020년 2191명, 2022년 2919명, 2023년 2909명, 2024년 3096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뇌사 기증자 수는 478명에서 397명으로 감소했다.

대기자 수도 2020년 3만 5852명에서 지난해 4만 5567명으로 늘었으며, 올해 6월 기준으로는 이미 4만 6416명에 달했다. 평균 대기 기간 역시 신장은 2888일, 간장은 204일, 췌장은 2604일로 늘어났지만, 심장과 폐는 각각 198일, 202일로 다소 단축됐다.

이식 실적은 전반적으로 줄었다. 2020년 5883건이던 장기이식 건수는 지난해 5030건으로 감소했다. 신장은 1704건, 간장은 1262건, 췌장은 12건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심장(194건)과 폐(185건)는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남 의원은 “의료기관의 뇌사 추정자 신고는 증가했지만 가족 동의율이 떨어져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뇌사추정자 신고 건수는 2023년 2163건에서 올해 2986건으로 늘었지만, 가족의 기증 동의율은 2022년 31.8%, 2024년 31.2%, 2025년 8월 기준 27.5%로 하락했다.

남 의원은 “인구 100만 명당 뇌사기증자는 미국 28.4명, 스페인 26.22명, 영국 10.28명인데 한국은 7.75명에 불과하다”며 “대중매체를 통한 생명나눔 문화 확산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행법상 살아있는 사람, 뇌사자, 사망자 모두 기증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뇌사자 중심으로만 운영되고 있다”며 “연명의료결정법과 연계한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CD) 제도 도입과 기증자 의무기록 공유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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