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서울] 농촌진흥청은 배 농가의 경영비 절감과 안정적인 열매 생산을 위해 장기적으로 꽃가루를 공급할 수 있는 나무(수분수) 확보를 당부했다.
우리나라 배 재배면적(9,421ha)의 84.5%를 차지하는 ‘신고’는 꽃가루가 없어 인공수분을 꼭 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 꽃가루 수요 증가와 검역 병해 문제로 수입 꽃가루 가격이 50% 이상 올라(20g당 6만 원) 올해 배 과수원 1헥타르(ha)당 인공수분 비용은 지난해(약 70만 원)보다 30% 이상 오른 92만 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배는 같은 품종끼리는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 자가불화합성 식물이므로 농가에서는 주 재배 품종과 다른 품종을 꽃가루 제공나무로 심어야 한다.
주 재배종 ‘신고’를 기준으로 자가불화합인자와 꽃가루 생산량을 고려하면 꽃가루 제공나무는 우리 품종인 ‘원황’, ‘화산’, ‘슈퍼골드’, ‘추황배’, ‘만황’이 좋다. 이때, 1종만 심으면 꽃가루 제공나무 자체는 수정이 이뤄지지 않으므로, 모든 품종을 고루 생산하려면 꽃가루 제공나무를 2종 이상 심도록 한다.
예를 들어 ‘신고’를 재배하는 농가에서 수확이 8월 중순인 ‘원황’과 10월 상순인 ‘추황배’, ‘만황’을 함께 재배하면 모든 품종의 열매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주산지 농가 사례를 분석한 결과, 꽃가루 제공나무를 과수원의 30%가량 심은 농가는 따로 인공수분을 하지 않아도 열매 생산이 원활했다. 특히, 봄철 서리 등 이상기상이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열매가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품종의 꽃가루 제공나무 활용은 배 소비의 돌파구를 만드는 데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배 소비 경향은 제수용에서 일상 소비용으로, 즉 품질이 우수하고 특색 있는 품종을 찾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다만, 꽃가루 제공나무를 심고 꽃이 피는 데는 4~5년이 걸리므로 단기적으로 꽃가루를 확보하려면 겨울철 가지치기할 때 꽃가루 제공나무 가지를 모아 물에 꽂아두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센터 홍성식 센터장은 “배 재배에 드는 노력을 줄이고 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새로운 배나무 식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라며 “최근 새로운 배 품종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만큼, 이와 연계해 우리나라 육성 품종 보급 확대에도 힘을 쏟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