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여성·중국에 극단적 태도
법원 난동 등 ‘국가 위협 세력’ 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덩치를 키운 ‘아스팔트 보수’는 그 힘으로 공동체가 합의한 질서를 파괴하려고 했다. 공권력과 사법 시스템을 무시하고, 반대 세력에 대한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여성 등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그 혐오를 결집의 축으로 삼으려 했다. 진보적인 시민사회에 대항해 등장했지만, 폭력집회·여혐·혐중의 상징이 되면서 보수 진영 최대 리스크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는 이들의 폭력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다. 지난 1월19일 새벽, 서부지법이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일부 지지자들이 법원 출입문을 부수고 건물로 난입했다. 이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벽돌과 화분을 던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1월18~19일 다친 경찰이 51명에 달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90명 중 절반 이상은 유튜브 채널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결집한 20~30대 청년이었다. 지금까지 법원의 1심 판단을 받은 6명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안국역 앞에서는 성조기와 태극기를 단 차량이 탄핵 찬성 1인 시위를 하던 20대 여성을 들이받고 도주한 사건도 있었다. 피해자는 전치 4주 진단을 받았고, 가해자는 뺑소니 혐의로 송치됐다.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이들의 구심점이다. 지난 2월 신남성연대 배인규씨, 유튜버 안정권씨 등이 이화여대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촉구 집회에 난입해 팻말을 부수고 시위 참가자의 멱살을 잡았다. “XX년, 뚱돼지 살 빼라” “너 페미야?” “나랑 결혼할래?” 등 외모 비하와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온라인 극우 커뮤니티에선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조롱과 비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거 전장연들 사실 가짜 장애인들 아니냐’ ‘민주노총 XX들 죽여버리고 싶음’ 등이다.
‘중국 혐오’는 또 다른 결집의 축이다. 지난 4월 ‘자유대학’ 주도의 ‘윤 어게인’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양꼬치 골목에서 “빨갱이는 꺼져라” 등 폭언을 하며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고, 한 가게의 중국인 직원이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집회 구호와 발언은 극단으로 흐르고 있다. “처죽일 X” “빨갱이는 죽여도 돼” 등 표현은 아스팔트 보수 집회에서 반복된다. 윤 전 대통령이 석방된 다음날인 지난 3월9일 한남동 관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60대 남성은 “계엄을 계몽으로 만들기 위해 전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