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서희건설 애플이엔씨, 유한책임회사 규제 사각지대 악용 의혹"

2025-10-28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회 소속)이 28일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 유한책임회사 '애플이엔씨'의 급격한 성장을 두고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지원을 통한 편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제기했다.

민 의원은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민 의원이 서희건설 지배구조와 특수관계사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회장의 세 딸이 2017년 2월 설립한 애플이엔씨는 불과 5년 만에 총자산이 7억원에서 832억원으로 120배 이상 폭증하며 서희건설의 2대 주주(지분 11.91%)로 올라섰다. 설립 당시 이봉관 회장의 장녀 이은희 씨가 2억 4500만 원을 투자해 지분 35%를 보유한 1대 주주다.

매출 70% 서희건설 의존…다른 계열사도 내부거래 심각

애플이엔씨 급성장의 핵심은 서희건설 등 특수관계회사와의 내부거래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이엔씨의 2019년 특수관계회사 매출 비중은 77.3%였으며, 이 중 서희건설 단일회사 매출이 71.9%를 차지했다.

2020년에도 특수관계회사 비중은 60.9%, 서희건설 비중은 56.8%로 절반을 넘겼다.

이봉관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다른 계열사들도 유사한 양상이다. 2022년 기준 편의점 '로그인'을 주력으로 하는 애플디아이는 매출의 31.3%, 주택 판매업의 이엔비하우징은 56.6%, 건물 관리업의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관계사로부터 매출의 90%를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금·미지급금 이용 '무차입 확장' 의혹

애플이엔씨는 특수관계인 간 우월한 거래 조건을 이용해 금융기관 차입 없이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지분 확보를 가능하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20년 말 기준 애플이엔씨의 부채 항목에는 ▲매입채무 58.1억 ▲미지급비용 14.9억 등 특수관계자에게 대금 지급을 미룬 정황과 ▲선수금 57.8억 ▲장기선수금 76억 등 계열사로부터 조기에 대금을 지급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월한 조건이 장녀 이은희 씨 등 세 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밑작업'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 의무 회피 위한 유한책임회사 전환 비판

더 큰 문제는 애플이엔씨가 2020년 유한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이는 2019년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유한회사도 감사 의무가 확대되자, 공시·감사 의무 회피를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애플이엔씨는 외부감사를 받지 않는 상태로 서희건설 지분을 꾸준히 늘려 2대 주주가 됐다. 민 의원은 "비상장 유한책임회사를 통해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전형적인 사익편취 규제 회피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서희건설 오너 일가는 맏사위가 검사 출신, 둘째와 셋째 사위는 현직 판사로 알려져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공정위, 규제 사각지대 전면 조사하고 제도 개선해야"

민병덕 의원은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비상장 유한책임회사들이 내부거래를 감추는 블랙박스처럼 규제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공정위에 "애플이엔씨뿐만 아니라 유성티엔에스, 애플디아이, 이엔비하우징 등 서희건설 오너 일가 소유사 전체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총수 일가 사익편취와 편법 승계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며 "유한책임회사에 대한 내부거래 공시 의무 도입, 외부감사 기준 강화 등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민병덕 의원의 이같은 질의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부당내부거래는 한국경제에 상당한 중요한 문제"라면서 "서희건설 문제도 법위반 혐의를 철저히 조사하고 개선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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