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과 이차전지에 이어 신성장 엔진 확보 나서
30~35조원 성장 투자에 활용…10%는 신사업에 투입
친환경에너지·스마트인프라·해운 등 후보군 거론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포스코그룹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룹의 가치와 전략에 부합하고, 사업 성장성을 고려해 다양한 분야를 신사업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데 필요하다면 M&A(인수합병)를 포함한 과감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신사업 후보군으로는 친환경 에너지·스마트 인프라·해운까지도 거론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를 잇는 새로운 핵심 사업 축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제3의 ‘핵심 축’ 확보 통해 재도약 선언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34조9924억 원, 영업이익 1조175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1.9% 감소한 수치다.
포스코홀딩스의 상반기 실적에 대해 시장에서는 철강 경기 침체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영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소폭을 줄이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강은 글로벌 수요가 급성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이차전지 소재는 당분간 캐즘의 영향을 받아 수요 회복이 지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는 한편 신사업 발굴에 나서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9년에도 이차전지 소재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철강과 함께 현재 그룹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캐즘으로 인해 실적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만족하지 않고, 그룹의 성장과 사업 확장을 위해 새로운 성장 엔진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회사는 미래소재 등 유망 분야를 신사업 후보군으로 삼고, 그룹의 가치와 전략 적합성·사업 성장성·현재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의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사업 추진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신사업을 위해 대규모 투자도 단행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약 25조 ~30조 원의 영업 현금흐름과 최대 5조 원의 외부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30조~35조 원 규모의 성장 투자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성장 투자액 중 10%는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신사업에만 3조~3조5000억 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산업이 굳건하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신사업 발굴과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며 “이번 신사업 추진이 포스코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업군 후보…HMM 인수까지 검토
포스코그룹의 신사업 후보군도 속속 나오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스마트 인프라, 해운 등 그룹의 기존 역량과 연계할 수 있는 분야들이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먼저 친환경 에너지의 경우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과 연계할 수 있고,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라는 글로벌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인프라는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탄소중립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차세대 인프라 사업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의 사업 경쟁력을 살려 스마트 시티 구축과 포스코DX의 산업 인프라 고도화 등을 통해 신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AI(인공지능) 시대로의 전환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도 전략적 사업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줄곧 부인해왔던 해운 사업 진출 가능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HMM의 인수 후보군 중 하나로 거론된다. 실제 포스코는 회계법인·컨설팅사 등과 자문단을 꾸려 HMM 인수를 목적으로 한 사업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MM 인수 시에는 해운 물류 역량 확보를 통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업 특성상 대량 원재료의 안정적 수입과 글로벌 수출 물류망 확보가 중요한 만큼 자체 해운 역량 확보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측은 “아직 검토하는 수준이며, 인수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은 그동안 HMM 인수에 대해 매번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지만 신사업 확보 필요성에 따라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HMM 인수는 그룹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