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 60년만에 첫 '원전' 지원…“韓 '에너지믹스' 개도국 확대 기회”

2025-10-12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아시아·태평양지역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원자력 발전소 사업 금융 지원에 나선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경제성 높은 에너지원으로 판단, 세계은행(WB)에 이어 60년만에 처음으로 원전 투자를 결정했다. 원전 강국 한국 기업들의 개도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간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최근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제22차 연례 사회과학기술회의(STS) 포럼'에서 “ADB가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원전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WB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개도국 원전 지원을 위한 업무협정을 체결한지 3개월여 만에 ADB까지 '에너지믹스(재생에너지+원전)' 발전원인 '원전' 투자 방침을 공식화했다.

마사토 총재는 “원전이 석탄·가스 중심 기저발전에서 벗어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국가들에게 중요한 옵션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ADB는 원전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투자 가능한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세안 전력망이 필요할 때와 장소에 따라 국경을 넘어 청정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10년간 최대 1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며 청정에너지 차원에서 에너지믹스 투자 확대 계획을 전했다.

현재 31개국이 전 세계 전력의 약 9%를 생산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저탄소 에너지의 약 4분의 1에 달한다. 30여개 개도국들도 원전 도입을 고려 중이거나 이미 추진 중이다.

WB는 ADB에 앞서 지난 6월 2013년부터 이어온 원자력 발전소 지원 중단 방침을 철회하고 개도국 원전 프로젝트에 금융 지원을 재개한다고 밝혔었다. 2035년까지 개도국에서 전력 수요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전이 기저 전원 역할을 지속해야 전력망 안정성·복원력을 향상할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WB는 IAEA와 손잡고 원자력 안전, 보안, 안전장치, 에너지 계획, 신기술, 연료 주기, 폐기물 관리에 대한 이해를 확대해 원전 전문성을 강화한다. 또한, 개도국이 40년 설계 수명이 거의 다한 기존 원자로의 수명을 안전하게 연장할 수 있도록 돕고, 기존 원전 대비 입지 선정이 유리하고 초기 비용이 낮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지원한다.

WB에 이어 또 다른 주요 다자개발은행(MDB)인 ADB까지 원전 투자를 결정한 만큼, 원전 강국 한국 기업들의 개도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유럽연합(EU)이 지난 2022년 원전을 '그린 택소노미' 즉 친환경 투자분류 체계에 포함시킨 후 투자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MDB를 비롯한 원전 투자가 급증해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기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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