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Moody's)가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 및 재정지출 급증으로 발생할 난제를 해결하려면 고강도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연례협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무디스를 포함한 3대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을 발표하기 전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산업통상부·통일부·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관례적으로 만나 한국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성장 잠재력 제고 방향, 재정 운용 방향, 통상 현안 등을 논의한다. 무디스가 연례협의를 한 것은 새 정부 들어 처음이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와 구조 개혁을 한국경제가 직면한 양대 과제로 꼽았다. 무디스는 “높은 글로벌 교역 의존도가 향후 등급 변동 요인”이라고 말했다.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을 얼마나 관리해 나가느냐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다. 또 무디스는 “구조개혁을 통해 높은 고령화 수준 속에서도 성장 잠재력과 지속가능한 재정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진단했는데, 중장기적 측며에서는 고령화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신용등급을 결정하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무디스는 신용등급 상방 요인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잠재성장률 개선 △고령화 충격 완화 구조개혁을 꼽았다. 하방 요인으로는 △군사충돌을 포함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대내외 충격에 의한 잠재성장률 저하 △고령화 대응 개혁 부재 등이 거론됐다.
단기 전망과 관련해 무디스는 “내수 회복이 약하지만 정부의 소비 지원 및 반도체 경기개선, 통화 정책 완화 등으로 올해 1.0%, 내년에는 1.6% 성장할 전망”이라며 “교역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하방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재정에 대해서는 “정부의 직접 부채 부담은 보통 수준이지만 점진적으로 증가세”라고 평가했다.
한편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에 대해 기존의 ‘안정적(stable)’ 등급 전망을 재확인했다. 무디스는 2년에 한 번 신용등급을 발표하는데 현재 등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난해 5월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했다. 이는 무디스의 평가 등급에서 Aaa, Aa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