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발생한 차량 화재가 순식간에 주택까지 번지며 4명의 사상자 발생
전문가 "필로티 구조 건물 천장 불연재 마감과 방화문, 스프링클러 등 설치해야"

전주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가 다세대 주택으로 번져 큰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주택이 필로티 구조였다는 점이 피해를 더욱 키운 원인으로 지목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낮 12시 40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다세대 주택 주차장에 있던 차량에서 불이 났다. 화재는 빠르게 다세대 주택까지 번졌으나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30여 분 만에 진화됐다.
그러나 이날 불로 40대 거주자 A씨가 전신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거주자 3명이 연기를 흡입해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이송된 병원에서 치료 중 숨졌다. 차량 8대가 불타고 외벽 70㎡가 그을려 소방서 추산 1억 106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불이 빠르게 확산된 원인으로는 해당 다세대 주택의 필로티 구조가 지적됐다.
필로티 구조는 공간 확보를 목적으로 1층을 개방하는 설계 방식으로 한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필로티 구조로 만들어진 건물들은 1층에 외벽을 설치하지 않고 기둥만 설치, 확보한 공간을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필로티 구조는 주차 공간 확보라는 명확한 장점이 있어 다세대 주택 건설 시 선호하는 구조가 됐다.
실제 1일 방문한 효자동 화재 현장 근처에서도 필로티 구조를 통해 1층에 주차장을 만든 다세대 주택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필로티 구조의 개방형 구조는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만들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1층이 개방된 필로티 구조 건물은 화재 발생 시 공기와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게다가 대부분의 출입문이 방화문이 아닌 유리문으로 되어있어 계단을 타고 불과 연기, 유독가스가 전 층으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입문이 1층에 있는 필로티 구조 건물이 많은데, 이런 경우 주차장 화재 발생 시 대피로가 차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필로티 구조 화재 취약성 보완을 위해 천장 불연재 마감과 화재 안전 설비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 교수는 “2019년 천장 불연재 사용 의무화 법률 개정 이전에 세워진 필로티 구조 건물들도 천장에 불연재 마감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또한 필로티 건물 1층 공간이 대부분 주차장으로 활용되는 만큼, 1층 출입문 방화문 교체와 스프링클러 설치를 위한 법령 개편과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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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경 sale03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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