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오늘 항소마감…檢, 대장동처럼 항소 포기?

2026-01-02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1심 전원 무죄 판결 후 2일 항소 기한이 도래했으나 검찰은 여전히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항소를 포기하면 지난해 ‘대장동 항소 포기’ 때처럼 적절한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이 요원해질 전망이나 수사팀과 지휘부가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 유족은 “항소 포기 시 유족에 또 다른 상처를 남기는 일”이라 호소하고 있다.

대장동 항소 막았던 박철우, 현 중앙지검장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앙지검은 내부적으로 항소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수사·공판팀은 지난해 12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의 무죄 판결 후 부장·차장검사를 거쳐 항소가 필요하다고 보고했으나 박철우 중앙지검장이 “추가 검토해보라”며 반려했다고 알려졌다. 검찰 기소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상한 논리로 기소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조작 기소” “항소 포기가 당연하지 않나”라며 공개적으로 항소 포기를 압박하면서 항소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주장하지만 종전에 해오던 관행이나 편향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과함이나 부족함은 없었는지 나 자신과 우리 조직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성찰의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법조계에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항소 기한 마지막 날에 중앙지검에 이목이 쏠린 와중 “기계적 항소를 자제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이던 이씨가 2020년 9월 22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역을 표류하다 북한군에 총살돼 시신이 훼손됐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는 고등학생·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자진 월북하려다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2022년 6월 월북 증거가 없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당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욱 국방부 장관 등이 피격 사실을 은폐했고 이씨를 자진 월북자로 몰기 위해 관련 첩보, 문건 등을 삭제한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법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당국의 ‘월북 가능성이 있다’ ‘월북이라고 판단한다’는 표현은 ‘월북한 것이 사실이다. 확실하다’와 같이 확정적이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다. 잠정적 판단이고, 가치 평가 내지 의견 표현에 불과해 허위 여부를 따지기 어렵다”며 피고인 전원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선고가 이씨의 월북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이 이날 항소를 포기하면 북한군이 이씨를 피살한 이유, 문재인 정부는 구조·송환에 실패했다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하게 된 경위와 진상을 현 수준 이상으로 규명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조계에선 현 상황이 지난해 11월 수사·공판팀은 항소 결론을 냈으나 최종적으론 항소가 무산됐던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의 ‘데자뷔’란 해석도 나온다. 그 때는 정진우 당시 중앙지검장까지 항소 제기 방침을 정했다가 대검·법무부에 막힌 반면, 지금은 신임 박철우 중앙지검장과 이견도 좁혀지지 않고 있어 항소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대장동 항소 포기 당시 중앙지검에 “재검토하라”며 항소 불허를 통보했던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 지금의 박철우 중앙지검장이다.

“정권 눈치 보는 검찰, 치명타”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다면 이 대통령, 김 총리가 거론한 ‘무리한 기소’ ‘조작 기소’를 자인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반대로 항소를 강행하면 항명하는 모양새가 된다. 앞서 김 총리는 “수사했던 검사들이 과연 올바르게 했는지에 대한 감찰이나 정리가 필요하지 않는가”라며 법무부에 감찰을 주문했다.

한 차장검사는 “항소를 결국 단념하더라도 검찰 내부 소통과 자체적인 법리 검토에 따른 것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대통령, 국무총리의 공개적인 압박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겠나”라며 “대장동 항소 포기에 이어 ‘정권 눈치 보는 검찰’이라며 또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씨 유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항소 포기는 국가가 스스로 국민 생명을 보호할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항소 포기 시 박철우 지검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 예고했다. 유족은 이날 중 미 대사관 직원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낼 서신도 전달한다. 서신에는 “정권에 따라 사건 결론이 월북이었다가 아니었다가 다시 월북으로 뒤집혀왔다” “국가에 의해 반복적으로 고통받는 시간을 견디고 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