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업 강조? 부정뉴스 물타기?…홈플러스, 미국산 식품 확대 왜?

2025-03-13

암참 ‘바이 아메리카’에 업계 최초 참여

업계 “실질 이득 없고 정치적 이유 때문”

“난데없이 미국산 식품을 늘려요?”

13일 홈플러스가 미국산 식품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소식을 접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으면서 도덕성 해이 논란에 휩싸인 홈플러스가 정상영업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전략’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홈플러스는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와 ‘미국산 식품의 국내 수입 확대 및 한·미 양국 간 무역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MOU로 홈플러스와 암참은 미국산 식품 공급망 최적화와 무역 촉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를 장려하는 암참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캠페인 일환으로,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약에 따라 홈플러스는 다음달 초부터 해외식품전을 여는데, 첫 번째 국가로 미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국 매장에서 미국산 식품을 알리기 위해 특별 프로모션도 운영할 예정이다.

시선은 곱지 않다. 대형마트 소속 A씨는 “업계 최초인 것은 맞지만 큰 의미는 없다”며 “미국 수출육류협회 등 굵직굵직한 대형 협력사들이 있기 때문에 굳이 암참과 MOU를 맺을 필요는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암참과의 거래로 홈플러스 측에서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득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그로서리(신선식품)를 내세운 특화점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대형마트 흐름과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MOU는 영업 외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 B씨는 “암참이 얼마 전에는 경북도와도 MOU를 맺었다”며 “MOU는 보통 두 달 전부터 준비를 하는데 암참으로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정치적 이유가 있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입장에선 ‘대형마트로서 경쟁력이 있다’ ‘상품 운영에 이상 없다’ 등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라는 게 대개의 평가다.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자구노력 없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다,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알고도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직전까지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납품을 재개했으나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며 입점점주들의 대금정산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 C씨는 “홈플러스 사태가 김병주 회장 등 MBK 책임론으로 이어지다보니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의 소싱력은 여전하다’는 등의 긍정 메시지로 부정적인 뉴스를 희석하려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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