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주 째 독특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9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를 시작으로 21일까지 매일 출ㆍ퇴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목에 ‘압도적 새로움’ 또는 ‘이기는 선택 이준석’이라고 적힌 피켓을 건 이 후보는 아침 1시간, 저녁 1시간 남짓 오가는 차량과 시민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넨다. 서울 광화문ㆍ강남 등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물론, 대구ㆍ구미에서도 같은 방식의 선거운동을 펼쳤다.
통상 대선 후보가 기자회견이나 정책 간담회 위주로 일정을 짜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출근길 인사는 선거의 기본”이라며 “지난 총선 당시 동탄(경기 화성을) 지역구 선거에서 유효했던 승리 전략으로, 최대한 많은 시민에게 얼굴을 알리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출근길 인사는 이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치렀던 지난 대선 당시 당 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2030 지지를 끌어오기 위한 연습문제’로 제안했던 선거운동 방식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여의도역에서 예고없이 ‘깜짝 출근인사’를 해 화제가 됐다.
공약도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노인 무임승차 폐지”가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20일 65세 이상 고령층이 출ㆍ퇴근 시간을 피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노인 무임승차 혜택은 (지방 거주 노인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교통바우처를 제공하는 게 훨씬 공정하고, 공기업 누적 적자를 줄여 미래세대를 위한 재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김 후보 같은) 그런 정치인들 때문에 보수 진영이 지금 그 모양 그 꼴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현금성 복지에도 선을 긋고 있다. “과잉 복지를 줄여서 미래세대의 과도한 세금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지난 2월 이재명 후보가 제시한 ‘정년 연장’ 카드에도 “정년연장을 받아들이는 대신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상향하는 등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고 맞불을 놨다. 이 후보는 21일 JTBC에 출연해 “(사회적 타협 없이) 정년 연장만 가면 젊은 세대 반발이 장난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젊은 세대는 이미 현금성 정책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는 걸 학습했다”며 “인기없는 공약이라도 과감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아직 양당 후보군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다만 가상 3자 대결에선 10% 안팎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국민의힘 TK 지역구 의원은 “대구에선 이 후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인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보수층에선 “결국 이 후보와 단일화 여부가 보수 승리 가능성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는 연일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선 “우리 후보가 결정되고 이재명 후보와 격차가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이 후보도 보수층의 압박을 다르게 느낄 것”(초선 의원)이라고 전망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비대위 회의에서 “당의 문을 다시 활짝 열겠다. 잠시 당을 떠났던 분둘, 다른 정당 몸 담았던 분들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민주당 이재명 세력의 국정 파괴와 국가 혼란을 막아낼 유일한 길은 더 넓고 더 단단한 자유세력의 결집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