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카카오헬스케어, 루닛 등 국내 대표 병원·헬스케어 기업이 K펨테크 세계화를 위한 동맹을 결성한다. 급성장하는 펨테크 산업 육성 전략을 고민하는 동시에 저출산이라는 국가 과제를 해소하는 아이디어 도출이 목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국내 병원·기업 10곳으로 구성된 '펨테크산업협의체'가 발족한다. 협의체는 범부처통합헬스케어협회 산하 조직으로, 협회와 공동으로 정부 정책 제안과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펨테크(Fem Tech)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여성 생애 전 주기 건강증진을 목표로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시도가 활발하다. 지난 2022년 글로벌 펨테크 시장 규모는 293억달러(약 42조원)로 추산되며, 연간 17.4%씩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973억달러(약 139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최초로 출범하는 협의체에는 여성질환 전문인 차병원과 펨테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차헬스케어가 창립 멤버로 나선다. 아울러 카카오헬스케어, 수젠텍, 휴레이포지티브, 휴먼스케이프 등 디지털헬스케어 기업과 루닛, 아이도트, 이너웨이브와 같은 의료AI 기업도 참여한다. AI 기반 배아 분석 솔루션을 개발한 카이헬스도 합류한다. 초대 협의체 회장은 이준영 차헬스케어 전무가 맡는다.
내년부터 공식 활동에 들어가는 협의체는 펨테크 개념과 가치를 알리는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정부와 기업, 국민 대상 인식 제고를 위한 간담회 등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 병원·기업·연구기관을 회원사로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회원사간 협업 기회도 모색하고, 궁극적으로는 공동의 목소리를 담은 펨테크 산업 발전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일부 국가에선 AI를 활용해 난자 품질 평가, 임신 성공 가능성 예측뿐 아니라 착상 시기나 관련 약물 최적화 용량까지 제시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난임, 불임 등이 저출산이라는 국가 과제를 심화하는 동시에 의료비용 부담까지 높이면서 기술 혁신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실제 펨테크를 활용해 임신 성공률을 1% 높이면 연간 약 1만명 출산이 가능하며, 이를 통한 체외수정 시술 감소 등 의료비 절감액만 연간 700억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디지털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건강관리 서비스 역시 성별, 나이, 환경 등에 최적화된 개인화 서비스로 진화한다”면서 “협의체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한편 국가적 과제를 기술로 풀어가자는 논의를 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