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내려면 5~10년 필요" 60%…디지털·핀테크 집중 공략[리빌딩 파이낸스 2025]

2025-01-13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5명 중 3명은 해외 신규 시장에 진입한 후 투자 대비 수익을 거둘 때까지 5~10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해외 사업은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데 비슷한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베트남에 1993년 사무소를 세워 30년 넘게 꾸준히 공을 들인 결과 전체 국외 점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2024년 3분기 기준)로 높아졌을 정도로 사업을 성장시켰다. 하지만 신규 국내 금융회사 CEO의 임기가 통상 2~3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이 같은 장기 투자를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금융 CEO 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신규 시장에 진입한 후 투자 대비 수익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으로 59.1%가 5~10년을 꼽았고 1~5년도 27.3%나 됐다. 새로 시작한 해외 사업이더라도 짧게는 1년 안에 수익을 내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CEO가 27%가 넘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 CEO들은 임기 내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대내외적으로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며 “중장기적인 시장 진출 전략과 뚝심 있는 인내심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CEO들이 해외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소규모로 투자한 후 성과에 따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응답률이 48.9%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CEO들은 이외에도 리스크 헤지 방안으로 ‘본사의 철저한 모니터링 및 관리(20.9%)’ ‘검증된 시장만 선별적 진입(11.6%)’ ‘진출 대상 국가 다변화(9.3%)’ 등의 순으로 답했다.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효율적인 공략법으로는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과 협력을 지렛대로 신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전략(72.7%)이 압도적 1위였다. 현지 금융사 인수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답은 2위(36.4%)였다. 의욕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지만 부족한 네트워크로 현지화에 난항을 겪고 점유율 확대를 통한 대형화에도 미흡한 그간의 상황에 대한 학습 효과로 풀이된다. 한 금융지주 회장은 “다른 나라에 건물을 세우고 인력을 파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현재 글로벌 금융회사 해외 전략의 조류”라고 설명했다.

금융 CEO들은 현지 회사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 설립은 진출국 정부나 금융 당국과의 관계 구축에도 가장 적합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진출국 대관을 위해 검토하고 있거나 효과적일 것으로 보는 방법에 대해 현지 금융사와 협력(40.9%)을 가장 많이 꼽았고 합작법인 설립(27.3%), 정부·공공기관 프로젝트 참여(31.8%), 진출국 기업과 협력(25%), 현지 로펌 활용(20.5%) 등 순으로 답했다.

금융사들은 해외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최대 요인으로 해당 국가 환경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65.9%)을 들었다. 이어 해당 국가의 거시경제 환경(18.2%), 현지화를 위한 투자(6.8%)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해외 진출 시 가장 큰 강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도 61.3%가 국내에서의 금융업 경험과 전문성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협력 확대를 위한 노력은 아직 미진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현지 회사와 협력을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묻는 질문에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답이 31.8%로 가장 많았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는(27.3%) 응답과 논의 중(22.7%)이라는 응답이 그다음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금융사들은 현지 판매망(채널) 경쟁력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현지 맞춤형 디지털 채널 개발과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력을 1위와 2위로 선택해 디지털 분야에 대한 대비를 잘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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