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세테크' 만능통장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ISA는 국민의 노후 준비와 자산 증식을 위해 등장했다. 출시 8년 만에 이미 가입자수가 500만명을 돌파했고, 가입금액도 2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신규 가입한 계좌수(중계형 ISA 기준)는 100만좌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스마트한 투자자가 늘어났다는 의미이다.
ISA는 금융회사 한 곳, 한 계좌 내에서 예·적금, 환매조건부채권(RP), 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주가연계증권(ELS), 국내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절세계좌를 뜻한다. 만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 농어민, 직전연도 근로소득이 있는 만 15~19세 미만의 국내 거주자라면 가입할 수 있다. 납입한도는 1억원(연 2000만원)이다.
ISA는 투자자 성향에 맞게 상품을 골라 가입할 수 있다. 운용 방법에 따라 일임형·신탁형·중개형 등으로 나뉜다. 일임형은 금융회사에서 투자성향별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가입자가 이 가운데 선택해 전문가에 운용을 일임하는 방식이다. 신탁형과 중개형은 고객이 직접 투자상품을 골라 투자할 수 있다. 이 중 중개형이 가장 인기 있는 편이다.
중개형 ISA가 인기를 끄는 건 ETF를 통해 주식을 직접 담을 수 있어 기대수익률이 높고, 증권사를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사고 팔 수 있는 까닭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4년 11월 말 기준 중개형 ISA 계좌에 가입한 고객은 489만 9265명에 달한다. 신탁형은 85만 4660명, 일임형은 11만 9344명이다.
ISA는 절세상품의 최강자로도 불린다. 일반형계좌는 계좌 내 손익을 통산한 뒤 순소득에 20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대학생, 주부 등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인 금융소비자는 서민형으로 가입해 400만원의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는 금융상품에 원천징수되는 소득세 15.4%의 비과세 혜택을 기준으로 일반형 30만 8000원, 서민형 61만 6000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비과세 효과를 넘어서 절세효과도 누릴 수 있다. 비과세 초과분에 대해선 9.9%의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돼 일정 소득 구간에서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으며, 건강보험료 소득산정에도 제외되는 장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다만 ISA는 의무납입기간이 3년인 만큼 단기적인 자금 운용이 어렵고, 해외직접투자가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ISA의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또 납입한도를 2억원(연 최대 4000만원)으로,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 기준 500만원(현행 200만원), 서민형 기준 1000만원(현행 500만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투자형 ISA도 신설될 예정이다. 국내 상장법인 주식 및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으며, 금융소득 종합과세자가 가입하면 15.4%의 분리과세도 적용받을 수 있다.
정부의 ISA 비과세 혜택 확대와 국내 투자형 ISA 도입은 국내 주식시장 부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가 ISA 계좌를 활용해 고배당주와 ETF에 투자함으로써 장기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안정적인 노후 준비와 자산관리를 하게 해준다.
아울러 ISA를 연금으로 전환하면 세제혜택도 주어진다. ISA 계좌 만기금액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그해 일부 추가 공제가 가능하다. 최대 3000만원까지 연금계좌 전환금액으로 인정되며, 여기에 10% 공제율이 적용돼 연간 세액공제 한도가 최대 300만원까지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퇴직연금(IRP)을 포함한 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 한도는 연 900만원이지만, ISA 자금을 활용하면 이를 1200만원까지 늘릴 수 있다. 특히 총급여액이 5500만원을 초과하는 근로자일 경우, (13.2% 공제율 적용시) 39만 6000원의 추가 공제도 가능하다.
최근 고객들과 만나보면 해외투자 ETF·펀드, 미국채권, 배당주 등에 대한 관심이 높고, ISA 계좌를 통한 투자로 절세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기존 절세를 위해 ISA를 처음 개설했다면 채권(단기채, 장기채)이나 특판 RP 등 금리형 상품을 경험한 후, 좀 더 다양한 자산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효과적인 투자 방법이다.
투자와 절세가 가능한 만능통장, ISA 계좌로 자산관리를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 / 글=이병권 IBK기업은행 천안WM센터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