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 출격, 명예 회복 노린다

2024-11-05

바야흐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성기가 열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5일 집계·발표한 올해 1~10월 누적 수입 승용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수입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은 49.9%로 크게 높아졌다. 수입차 10대 중 5대는 하이브리드차인 셈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앞선 하이브리드 기술을 보유한 토요타는 현재의 하이브리드차 신드롬을 확실한 반등의 계기로 잡고 있다. 한때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렸던 수입 하이브리드차 캠리 하이브리드가 이달 말 9세대 신형 모델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토요타코리아는 오는 26일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 완전 변경 신차를 출시키로 하고 지난 1일부터 사전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신차는 TNGA-K 플랫폼을 뼈대로 둔 모델로 지난 2017년에 등장한 8세대 캠리 하이브리드 이후 7년 만에 나오는 신차다.

캠리는 지난 2009년 토요타의 한국 수입차 시장 정식 진출에 맞춰 출시된 이후 누적 판매량이 6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자랑한 중형 세단 인기 차종이다. 특히 하이브리드는 전체 판매량의 46.0%인 2만7000대가량이 판매됐다.

캠리 하이브리드가 가장 전성기를 누린 시점은 2010년대 후반이다. 특히 지난 2018년 한 해에만 5595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8803대가 팔린 렉서스 ES300h에 이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하이브리드차 2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촉발된 한일 무역 분쟁 관련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에 휘말린 데 이어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이 준수한 성능을 갖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캠리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사그라졌다.

캠리 하이브리드 연간 판매량은 지난 2019년 2487대로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2000대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잦아든 지난해 1866대로 소폭 반등했으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적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가 차지했던 토요타 하이브리드 대표 모델의 자리는 준중형 스포츠 다목적 자동차(SUV) 라브4가 꿰찼고 수입 하이브리드차 인기 순위 상위권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캠리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은 이제 10위권 아래로 내려와서야 찾을 수 있다.

토요타코리아는 신차효과를 통해 캠리 하이브리드의 명성이 부활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는 전량 일본 아이치현 츠츠미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다.

신차에는 토요타의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5세대 THS가 탑재됐다. 그래서 엔진과 모터가 내는 출력이 기존 8세대 모델보다 10% 개선됐다.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의 엔진-모터 합산 출력은 232마력으로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중에서는 출력이 가장 강한 편에 속한다.

디자인을 교체하고 성능이 향상됐음에도 가격 인상 폭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8세대 캠리 하이브리드 XLE 트림의 소비자가격은 4460만원인데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 같은 트림의 소비자가격은 4800만원으로 7.6%(340만원) 인상에 그쳤다.

토요타코리아는 캠리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다시 끌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국산 차와 수입차 할 것 없이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점이 도요타에는 호재다.

캠리 하이브리드의 경쟁 차종이라 할 만한 혼다 어코드의 올해 국내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어났고 국산 하이브리드 세단의 대표 격인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늘어났다.

여기에 수입차 시장 전반의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수직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토요타코리아의 기대감을 키우는 호재가 되고 있다. 10월 말 기준 하이브리드차 월간 판매 비중은 54.7%이고 연간 판매 비중은 49.9%다. 월간으로나 연간으로나 증가율이 50%를 훌쩍 넘었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는 주행 성능, 내구성, 효율성 등 기본기에 충실한 일본 차의 특징을 품은 차"라며 "성능 개선을 통해 상품성을 한껏 개선한 만큼 하이브리드차가 대세로 떠오른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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