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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칼렙 비텔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경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불법체류자 추방 속도가 더디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이 경질 배경이라고 전했다.
ICE는 국토안보부 산하 불법체류자 단속 전담 기관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에서 이민 정책을 맡았던 비텔로를 ICE 국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비텔로가 행정적 역할을 넘어 현장에서 불법 이민자를 찾고 체포·추방하는 집행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ICE 지도부 개편이 진행 중이며 곧 새로운 국장 대행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텔로에 앞서 이달 초 ICE 고위 공무원 2명도 해임됐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ICE에 불법 이민자 체포 건수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일 체포 목표치로 현장 사무소당 75건, 전국적으로 1500건을 제시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체포 건수는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불법 이민자 추방 인원도 조바이든 행정부 시절보다 적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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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달 ICE가 추방한 인원은 3만7660명으로, 바이든 행정부 마지막 1년간 월평균 추방 인원인 5만7000명보다 크게 낮았다.
국토안보부는 전임 정부 시절 국경을 넘는 이민자가 많았기 때문에 추방자 수도 높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상 최대 추방 작전을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저조한 성과"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불법체류자 추방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앞으로 체포 및 추방 인원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파나마, 코스타리카가 미국에서 추방된 제3국 이민자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군은 불법체류자를 항공편으로 과테말라, 온두라스, 파나마, 에콰도르, 페루, 인도 등으로 이송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2편 이상의 비행이 이뤄졌다.
또한 쿠바 관타나모 해군 기지 구금시설을 추방을 위한 중간 기착지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국적 불법체류자 200여명이 관타나모를 거쳐 본국으로 송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타나모로 불법 이민자를 보내라"며 관타나모 수용시설을 3만명 규모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범죄 기록이 없는 불법체류자도 쉽게 체포·추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 중이다. 지난달 법무부는 ICE 요원이 이민법원에서도 이민자를 체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아울러 국무부는 중남미 갱단 '트렌데아라과' 등 8개 조직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했으며, 이들 단체와 관련된 인물은 미국법에 따라 추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