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추억 남기고 영원히 하차합니다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2025-02-01

롯데월드 번지드롭·회전그네 2월 2일 운행 종료

번지드롭 25년간 2064만명이 이용

최고 32m서 상승·낙하… 마니아 보유

최고시속 50㎞ 버섯기둥 회전그네

“하늘 나는 기분… 아빠와 탔던 기억”

오는 2일까지 추억 인증샷 이벤트

“새어트랙션 2026년 상반기 오픈 예정”

“지금이라도 하차 원하시면 말씀해 주시고, 안 계시면 출발합니다∼.”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캐스트’(직원)의 에너지 넘치는 멘트와 함께 매직아일랜드 스릴형 어트랙션 ‘번지드롭’이 높게 솟아올랐다. 기둥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네 방향 의자에 다섯 명씩 총 스무 명이 앉는 이 놀이기구는 안전바를 착용한 상태에서 지상으로부터 최고 32m 높이까지 시속 72㎞로 올라 상승·낙하를 3회 반복한다. 의자에 앉으면 발끝만 공중에 떠 타는 이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번지드롭 인근 어트랙션 ‘회전그네’도 타려는 이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2000년과 2002년 설치돼 수천만명이 이용한 번지드롭과 회전그네는 2일 운행 종료를 앞두고 있다. 현장에서 이용객들을 만나 그들의 추억 이야기를 들었다.

◆가족과 또는 현장학습으로… 추억 안고 역사로

2000년 7월 롯데월드 어드벤처 내에 설치됐다가 6년 후 매직아일랜드로 이전한 번지드롭은 스릴을 즐기는 마니아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5년간 2064만여명이 추억을 쌓았다. 하루 평균 118회 운행한 번지드롭의 누적 운행 횟수는 약 103만4000회이며, 그간 운행 거리를 합하면 에베레스트를 약 1만1300개 쌓은 높이인 10만㎞에 달한다.

사촌지간이라 밝힌 황지원(14)양과 양유정(14)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번지드롭과 회전그네 운행 종료 소식을 접했다며, 추억이 깃든 놀이기구의 마지막이 다가옴을 무척 아쉬워했다. 황양은 “번지드롭이 없어진다고 하니 아쉽다”며 “새로운 놀이기구가 생길 테니 기대되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회전그네는 2002년 9월 매직아일랜드에 오픈했다. 높이 12m 버섯 형태 기둥에 나뭇잎 모양 의자 총 32개가 매달렸다. 운행할수록 속도가 빨라져 최고 시속 50㎞에 도달한다. 줄에 매달린 의자는 지면에서 4.5m 높이까지 올라가 하늘을 나는 느낌을 준다. 회전그네의 누적 운행횟수는 약 79만5000회(일평균 22회)로, 지금까지 2178만명가량이 이용했다.

양양은 “어렸을 때 아빠와 회전그네를 탔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아빠와 탔을 때와 사촌과 왔을 때의 차이를 묻자 옅은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다. 손은지(23)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현장체험학습으로 롯데월드에 와서 회전그네를 탔다며 “재밌게 탔던 기억이 있다”고 추억했다. 손씨와 함께 온 추영우(22)씨도 두 놀이기구 운행 종료에 서운함을 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회전그네 등 운행 종료 소식에 “동화나라 느낌을 배가해준 놀이기구였다”며 아쉽다는 글들이 눈에 띈다.

번지드롭, 회전그네와 함께 가족 놀이기구인 ‘머킹의 회전목마’도 같은 날 운행을 마친다.

롯데월드는 번지드롭과 회전그네에 얽힌 추억 인증샷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과거 탑승했던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고 ‘#굿바이매직어트랙션’ 해시태그를 첨부하면 된다. 이벤트는 2일 마감하며 오는 7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특히 번지드롭이 실내에 있던 2000∼2006년 사진을 올릴수록 당첨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는 한 명당 두 장씩 총 다섯 명에게 롯데월드 종합이용권 10장을 상품으로 증정할 예정이다.

◆2026년 새 어트랙션 예정… 활발히 논의 중

번지드롭과 회전그네 등의 퇴장은 세월의 흐름과 고객 기대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다.

롯데월드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어트랙션을 연구하고 개발해왔다. 1989년 7월 개장 당시 놀이기구는 총 25개였다. 기념사진 촬영으로 인기가 많은 ‘회전목마’, 롤러코스터 ‘후렌치 레볼루션’, 바이킹 ‘스페인 해적선’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고공전투기’, ‘고공낙하’, ‘고공파도타기’ 등 이른바 ‘고공 3종’과 ‘곡예전망차’라는 놀이기구가 매직아일랜드에 있었다”며 “지금은 ‘자이로드롭’, ‘자이로스윙’, ‘자이로스핀’ 3종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어트랙션 선정에서 이용객 연령대 분석은 놀이공원 수익으로 직결되는 중요 요소다. 나이에 따라 선호하는 놀이기구 등이 다양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용객 연령을 일일이 분석하기 쉽지 않은 만큼 생산연령인구(15∼64세) 변화에 중점을 두고 전략 세우기에 초점을 맞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회전그네와 번지드롭 자리에 들어설 새로운 놀이기구는 2026년 상반기 오픈 예정”이라며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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